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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가 읽어주는 3분뉴스

E.278 Tangible policies needed

2020.03.27 82 0
진행자
리암 카피 에디터 홀리 카피 에디터
KOREA JOONGANG DAILY

착한 정책

I heard a story from a former corporate executive about 20 years ago. The chairman was a good person and did not like employees working late. He ordered that the employees go home early. So the department heads in the headquarters allowed the employees to go on time. But in reality, many of them turned the light off and pretended to go home, then came back to the office and worked late.

대기업 전직 임원이 들려준 20년쯤 전의 이야기다. 그 기업 회장님은 한마디로 ‘착한 회장님’이었다. 그는 직원들이 밤 늦게 야근하는 걸 싫어했다. ‘왜 직원들 힘들게 늦게까지 일을 시키냐. 일찍 퇴근시키라’는 지시를 내렸다. 회장님 눈치 때문에 본사 부서장들은 퇴근시간이 되면 얼른 직원들을 내보냈다. 물론 실제로는 직원들이 퇴근하는 척 사무실 불을 끄고 나갔다가 다시 회사로 돌아와 야근을 한 경우가 적지 않았지만 말이다.

The chairman also thought that the employees should be paid enough to make a living. Once, the chairman called employees for interviews to ask how much they were paid and whether they could make ends meet. The head of the general affairs team ordered the employees to tell the chairman a fake amount.

회장님은 직원들이 먹고살기 충분한 월급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번은 회장님이 직원들을 불러 면담을 하겠다고 했다. 월급은 얼마 받는지, 그걸로 먹고살 만한지 물어보기 위해서였다. 총무부장이던 그 임원은 직원들에게 지침을 내렸다. “회장님한테는 월급 ○○○만원 받는다고 얘기해.”

The chairman in the story is Chung Mong-keun, honorary chairman of the Hyundai Department Store Group. I was reminded of the old story because of news about Hyundai Department Store. Chung’s eldest son and current chairman Chung Ji-sun proposed to provide 1 million won ($815) to each of the 3,000 contractors in the department stores with plummeting sales. It is an example of a good management practice supporting not just the employees and executives but also the contractors as the retailers are struggling due to the Covid-19 outbreak.

이 이야기 주인공은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이다. 오래 전 이야기가 떠오른 건 얼마 전 나온 현대백화점 관련 소식 때문이다. 정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지선 회장의 제안으로 매출이 급감한 백화점 입점 협력사 매니저 3000명에 100만원씩 총 30억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이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유통업계가 휘청거리는 와중에 임직원뿐 아니라 협력사까지 챙긴 착한 경영 사례다.

As everyone is pleading hardship in their struggles due to the Covid-19 outbreak, good management practices and policies for co-prosperity and sharing are announced. The government recently announced that its ministers and deputy ministers are getting a 30 percent cut on their salaries to share the pain. After high-level officials, including President Moon Jae-in, took the initiative, local government heads and public corporation executives joined in.

코로나19로 다들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상생과 나눔의 착한 경영, 착한 정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정부가 내놓은 게 이거다. 장·차관 월급 30% 반납.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고통을 나누겠다는 취지다. 대통령을 포함한 행정부 고위 공무원이 나서자 이에 호응해 지방자치단체장과 공기업 임원까지 동참하기 시작했다.

But I am skeptical. Is it a good policy to take away what was given rather than giving something extra? What do people gain from ministers and vice ministers getting paid less? Do people get comfort from thinking that the elites would understand the struggle of the working class a bit? It is the government that will eventually gain from the policy. It would get the image of the good king in the Joseon Dynasty, who ordered simpler meals during the famine.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무언가를 추가로 나눠주는 게 아니라 줬던 것을 빼앗는 것도 착한 정책일까. 장·차관이 월급을 덜 받아서 국민들이 얻는 건 무엇일까. ‘고위층이 서민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이해해주겠구나’라는 마음의 위안? 오히려 이 정책으로 무언가를 얻는 건 정부 쪽이다. 가뭄이 들면 ‘수라상 반찬 가짓수를 줄이라’ 명했던 조선시대 성군 같은 이미지는 얻을 테니 말이다.

How about high-level officials practicing sharing through voluntary donations rather than getting paid less uniformly? We need a tangible good policy.

일괄적인 월급 반납이 아니라, 고위 공무원의 자발적인 기부 형식으로 나눔을 실천했으면 어땠을까. 손에 잡히는 착한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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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진 소개
리암 (카피 에디터)
뉴욕 브루클린 출신. 한국 생활 2년 차. 떡볶이와 김밥을 좋아함. 현재 코리아중앙데일리 카피 에디터로 근무 중. 미국에서도 라디오를 해 본 경험이 있어서 한국에서 ‘뉴요커가 읽어주는 3분 뉴스’ 진행하게 된 걸 신나하고 있음.

홀리 (카피 에디터)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자라고 영국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음. 2016년 여름 한국에 왔으며, IT 회사와 교육 관련 회사를 거쳐 현재 코리아중앙데일리 카피 에디터로 일하는 중. 여가 시간엔 여행을 하고, 반려견 '콩(Kong)'이와 노는 걸 제일 좋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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