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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가 읽어주는 3분뉴스

E.226 On an innovation expedition

2020.01.10 96 3
진행자
리암 카피 에디터 홀리 카피 에디터
KOREA JOONGANG DAILY

파격과 혁신에 대한 오해

SK Innovation’s “jersey party” was an unusual event at the end of the year. 140 executives and employees were dressed in matching jerseys. Middle-aged executives wore red, blue, pink and purple “SKinoman” uniforms and proclaimed the will for a “deep change” through new perspective. The company claimed that the bosses, who are hard to approach, gave up authority and tried a drastic challenge.

지난 연말 눈길을 끈 파격적 재계 행사가 있었으니 바로 SK이노베이션의 ‘추리닝 송년회’ 다. 대표이사 이하 140여명이 알록달록한 트레이닝복을 맞춰 입었다. 40~50대 임원이 다소 어색한 표정으로 빨강·파랑·분홍·보라색 ‘스키노맨(SK이노베이션과 맨의 조어)’ 옷을 입고 회사가 새로운 관점 시도를 통해 ‘딥체인지(근원적 변화)’를 하겠다는 의지를 공표했다. 평소 다가가기 어려운 상사가 권위를 내려놓고 파격적인 도전을 했다는 게 자체 평가다.

There’s no reason to pick on the executives trying to approach young employees. But I am curious. What do leaders want to achieve from the unusual attempt? Kim Jun, president and CEO of SK Innovation, wore a purple jersey and cited a four-line poem. “Happiness for Ourselves, Happiness we grow. Happiness we try. Happiness we make.” “Happiness management” is the keyword that SK Group Chairman Chey Tae-won has been emphasizing lately. The key message of the leaders dressed in unusually casual outfits was quite coy. They acted like the teacher’s pet who claims that they know how to have fun.

젊은 직원에 다가가겠다는 고위직의 노력을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다. 다만 궁금하다. 리더가 이런 종류의 파격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굳이 단서를 찾아보자면, 이날 보라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연단에 올라 선보인 스키노맨 사행시가 있다. ‘스: 스스로의 행복, 키: 키워가는 행복, 노:노력하는 행복, 맨: 맨(만)들어가는 행복’. 행복 경영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거듭 강조하고 있는 키워드다. 파격적인 옷을 입은 리더의 핵심 메시지는 지극히 얌전했다. ”나 좀 놀 줄 알아“라고 주장하며 선생님 말씀 잘 따르는 모범생 같달까.

Companies break formality not simply to have a day of fun. But unconventional attempts are often misunderstood. Such an attempt would be vain if it has a thin message, but companies repeatedly break convention for the sake of it. So the government’s attempt to allow employees to wear shorts during the summer or year-end parties that designate employees to wear jeans become awkward.
기업이 굳이 격식을 깨뜨리는 이유는 단순히 날 잡고 놀아보기 위해서는 아닐 것이다. 그런데도 파격은 자주 오인된다. 메시지가 얄팍하면 공허해질 게 분명한데도 형식 깨기 위한 형식 깨기가 반복된다. 정부의 여름 반바지 출근이나 청바지 송년회 같은 이벤트가 어색해지는 이유다.

How about SK Innovation executives deliver honest messages as they wear casual outfits? “Happiness management” is so abstract that even SK employees ask what they should do about it. “Innovation” is a concept that is misunderstood in companies and Korean society as much as “breaking conventions.” So many slogans proclaim innovation, but there are little thoughts on why. Many Korean businessmen visited CES 2020 in Las Vegas in search for a clue for innovation this year. More than 390 companies and organizations are registered, and 10,000 people are attending. Korea has the third largest number of attendees after the United States and China. Local governments, including Seoul and Gyeonggi, joined the “innovation expedition” despite the expensive registration fee and travel expenses. They are thirsty for innovation, whatever that is, and I hope their expedition has a goal.

SK이노베이션 임원이 기왕 파격적인 옷을 입은 김에 진짜 솔직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면 어땠을까. 예컨대 지극히 추상적이라 SK 직원조차 ’뭘 어쩌라는 것이냐’고 되묻는다는 행복 경영에 대해 고위 리더가 날카로운 시각을 곁들여 해설했다면, 꽤 파급력이 있는 행사가 되었을 것이다.

기업과 한국 사회에서 파격만큼 오해받는 또 하나의 단어가 혁신이다. 혁신하자는 구호는 넘치는데, 왜 혁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적다. 올해는 유독 혁신의 실마리를 찾겠다면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 중인 ‘CES 2020’을 찾은 한국 기업인이 많다고 한다. 무려 390여개 업체·단체가 등록했고 1만여명이 몰려갔다. 미국과 중국에 이어 가장 참가자가 많은 나라다. 심지어 서울시와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까지 고액의 참가비와 체류비를 감수하고 ‘혁신 원정대’에 합류했다. 모두 혁신, 그게 무엇이건, 에 목말라 있다는 방증인데 부디 목표는 있는 원정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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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진 소개
리암 (카피 에디터)
뉴욕 브루클린 출신. 한국 생활 2년 차. 떡볶이와 김밥을 좋아함. 현재 코리아중앙데일리 카피 에디터로 근무 중. 미국에서도 라디오를 해 본 경험이 있어서 한국에서 ‘뉴요커가 읽어주는 3분 뉴스’ 진행하게 된 걸 신나하고 있음.

홀리 (카피 에디터)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자라고 영국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음. 2016년 여름 한국에 왔으며, IT 회사와 교육 관련 회사를 거쳐 현재 코리아중앙데일리 카피 에디터로 일하는 중. 여가 시간엔 여행을 하고, 반려견 '콩(Kong)'이와 노는 걸 제일 좋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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