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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가 읽어주는 3분뉴스

E.02 여자라는 이유로 얻지 못한 기회

2019.01.31 118 4
진행자
리암 카피 에디터 홀리 카피 에디터
KOREA JOONGANG DAILY

여자라는 이유로 얻지 못한 기회

금융계에서 꿈을 펼치려 했던 취업준비생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기회를 잃었다. 서울남부지검 수사 결과 2016~2017년 IBK투자증권은 면접 단계에서 여성 지원자의 점수를 일부러 깎는 방식으로 불이익을 준 사실이 드러났다.

Job seekers who wanted a career in the financial industry lost their opportunities because they were women. A Seoul South District Prosecutors’ Office’s investigation revealed that IBK Securities intentionally lowered the scores of female candidates in interviews in 2016 and 2017.

이유는 ‘영업은 남자가 더 잘한다’는 것이었다. 기존 직원들의 성과가 어땠기에 이런 판단을 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새로운 도전자에 대해서도 이런 틀에 맞춰 채용 평가 조작의 명분으로 활용했다. ‘사업주는 근로자를 모집할 때 남녀를 차별해선 안 된다’고 규정한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The company claimed men were better at sales. While it’s uncertain how it evaluated the performance of existing employees, it used the justification to fabricate the evaluation in the hiring process of new candidates. It’s suspected of violating the Act on Equal Employment for Both Sexes, which stipulates that employers shouldn’t discriminate based on gender in recruiting.

이 때문에 두 해 동안 21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이 회사에 입사한 22명 중 여성은 3명뿐이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에 따르면 실제 합격권에 있었는데도 점수가 조작돼 입사 기회를 놓친 직접적 피해자는 20명이다. 아직 재판이 시작되진 않았지만, 기소된 이 회사 임직원 4명(구속 1명)은 수사 단계에서 대부분의 사실 관계를 인정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The prosecutors believe only three women were hired by the company in the past two years among 22 new employees selected from a one to 21 competition. There are 20 direct victims who scored high enough to be hired, but missed the opportunities because their scores were fabricated. While the trial hasn’t begun, four executives of the company — one of who is in custody — admitted to their wrongdoings in the investigation.

부당한 일이 적발됐을 땐, 이런 일이 세상에 알려져 재발하지 않게 되는 효과를 기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여성 취준생들이 ‘앞으로 기업의 채용이 공정해지겠구나’라고 기대할 것 같지는 않다.

When an unfair event is caught, people would hope the incident would be publicized and prevent future occurrences. However, female job seekers are unlikely to expect recruiting would be fairer in the future.

IBK투자증권은 입사 전형 단계에서 점수를 조작했지만, 조작할 필요도 없이 암묵적으로 전형 시작단계부터 여성에게 불이익을 주는 회사가 있다면 그 부당함을 입증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럴수록 차별에 대한 여성의 의심은 더해지고, 이를 반박하려는 남성들의 목소리가 겹치면서 성별 갈등으로 진행되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While IBK fabricated the scores in its employment screening process, it’s very hard to prove companies’ unjust choices if some of them implicitly give disadvantages to women from the beginning of the application process. Women would grow more suspicious of discrimination — and men would refute their claims — which leads to a vicious cycle of gender discord.

직원 성과를 분석했을 때 남성의 평균적인 실적이 여성보다 높은 회사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기존 평가를 뒤집을 기회를 여성에게 제공하지 않는다면 이는 정의가 아니다.

In some companies, men may show a higher average performance than women. But it’s unjust to deprive women of opportunities to prove otherwise.

해결책은 성과에 대한 엄정한 평가와 그에 따른 보상ㆍ책임이 부여되는 과정이다. 실질적인 평등이 회사에도 이익인데, 이 회사는 막연한 선입견에 기댄 것은 아닐까. 우수한 여성 인재를 놓친 회사와 고객도 피해를 본 셈이다.

The solution is strict performance evaluation, reward and accountability systems. Even though the value of equality benefits the company, it may have resorted to vague prejudice when recruiting employees. As a result, IBK and its customers suffered a loss for missing qualified female employees.

이번 사건은 업계 순위 10위권 안팎의 중견 증권사라는 직장을 놓친 일부 여성들의 아픈 사례로만 남아선 안 된다. 내가 느끼지 못하는 곳에서 또 다른 차별이 나에게 가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여성에게 남아있는 한, 성별 갈등에 따른 사회적 갈등은 치유되기 어렵다. 한국 사회는 이 갈등 때문에 지금도 큰 비용을 치르고 있다.

The incident shouldn’t remain a painful case for some women who missed the opportunity to secure a job at an established security firm, one of the industry’s top 10. As long as women fear they may suffer additional discrimination they don’t yet feel, social discord over gender equality cannot be easily treated. Korean society is already paying a high price for t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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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진 소개
리암 (카피 에디터)
뉴욕 브루클린 출신. 한국 생활 2년 차. 떡볶이와 김밥을 좋아함. 현재 코리아중앙데일리 카피 에디터로 근무 중. 미국에서도 라디오를 해 본 경험이 있어서 한국에서 ‘뉴요커가 읽어주는 3분 뉴스’ 진행하게 된 걸 신나하고 있음.

홀리 (카피 에디터)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자라고 영국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음. 2016년 여름 한국에 왔으며, IT 회사와 교육 관련 회사를 거쳐 현재 코리아중앙데일리 카피 에디터로 일하는 중. 여가 시간엔 여행을 하고, 반려견 '콩(Kong)'이와 노는 걸 제일 좋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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