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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01 ‘다람쥐 도로’ 비극 떠올리는 ‘예타 면제’

2019.01.30 342 17
진행자
리암 카피 에디터 홀리 카피 에디터
KOREA JOONGANG DAILY

‘다람쥐 도로’ 비극 떠올리는 ‘예타 면제’

누구나 경제 행위를 할 때 ‘비용 편익 분석’을 한다. 선택이 초래할 각종 물리적·시간적 비용(cost)과 이로부터 얻는 직간접적 편익(benefit)을 금전 가치로 바꾼 뒤, 편익이 비용보다 크다는 판단이 서야 일을 추진한다. 우리는 이런 선택을 “타당하다”고 평가한다. 가계ㆍ기업은 수시로 비용 편익 분석을 하는데 수천억, 아니 조 단위 예산이 들어가는 정부 사업이라면? 그런 문제의식에서 1999년 도입한 제도가 ‘예비 타당성 조사(예타)’다. 예타를 수행하는 김기완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 소장은 "예타는 국가 재정 건전성을 지키는 문지기"라고 정의했다.

When engaging in economic activities, most will conduct a cost-benefit analysis. As the material and time costs, as well as direct and indirect benefits, are translated into monetary value, individuals only engage when benefits exceeds costs. We evaluate such choices as “feasible.” Households and companies frequently conduct cost-benefit analyses. But what about government projects boasting billion- or trillion-won budgets? In 1999, the pre-feasibility study was introduced. Kim Ki-wan, head of the Public and Private Infrastructure Investment Management Center of the Korea Development Institute (KDI) overseeing pre-feasibility studies, defined the study as a gatekeeper of state fiscal sustainability.

정부가 29일 예타 면제 대상 사업을 발표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ㆍ도 지자체별로 1건씩 예타를 면제할 경우 사업 규모가 최소 20조원, 최대 42조원에 달한다. 하연섭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예타를 거쳐도 예산 낭비로 결론 나는 사업이 수두룩하다”며 “예타를 면제하면 최소한의 빗장마저 푸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On Tuesday, the government announced infrastructure projects exempt from pre-feasibility studies. According to the Citizens’ Coalition for Economic Justice, one exemption from each of the 17 municipal and provincial governments could add up to 42 trillion won ($37.6 billion). Yonsei University Prof. Ha Yeon-seob said many projects end up wasting their budgets even when they go through a pre-feasibility study.

자동차 대신 다람쥐만 다닌다는 일본식 ‘다람쥐 도로’를 양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까닭이다. 우선 예타 면제에 ‘원칙’이 보이지 않는다. 국가재정법에는 예타를 면제할 수 있는 예외 사유가 규정돼 있다. 국가 정책사업이거나 국가 안보, 남북 교류, 재난 예방, 문화재 복원 같은 사유가 인정될 경우 예타를 면제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광역별 1곳씩” 면제하는 건 예타의 원칙을 허무는 전형적 ‘나눠 먹기’ 행정이다. 김성달 경실련 국책사업감시팀장은 “사회간접자본(SOC)이 국가 안보처럼 시급한 사안도 아니고, 예타를 거쳐 시행하면 되는데 왜 무력화하려는지 의문”이라며 “비용 대비 편익이 1을 밑도는데 추진하는 사업은 차라리 현금을 뿌리는 게 더 낫다”고 주장했다.

There are concerns they may end up like the roads in Japan used only by squirrels. First, there is no principle to the pre-feasibility study exemption. The National Finance Act defines reasons for exemptions. Exemptions can be given to valid causes, such as state-sponsored projects, national security, inter-Korean exchange, disaster prevention or restoration of cultural assets. Giving an exemption to each regional government, as President Moon Jae-in mentioned, is typical administrative pork-barreling that goes against the principle of pre-feasibility studies. Kim Sung-dal, head of the state-sponsored project watch team Citizens’ Coalition for Economic Justice, said infrastructure projects are not urgent cases like national security and can go through pre-feasibility studies. As such, it is doubtful why it is disabled. He claimed it is better to distribute cash than to pursue projects with disappointing cost-benefit ratios.

예타를 면제할 ‘명분’도 없다. 민주당은 야당 시절 줄곧 ‘예타 강화’를 주장했다. 예타를 강화하는 내용의 국가재정법 개정을 추진할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가 문 대통령이었다. 민주정책연구원이 2015년 발간한 보고서에는 “SOC는 사업비 규모가 커 예타를 강화해야 한다. 예타를 완화한다면 예산 낭비 가능성을 사전에 막을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ㆍ여당이 이 보고서를 다시 읽는다면 어떤 반응일지 궁금하다.

There is no “justification” for the exemptions. The ruling Democratic Party (DP) used to advocate reinforced pre-feasibility studies when it was in opposition. Moon was head of the DP when a revision to the National Finance Act — which included a reinforced pre-feasibility study — was promoted. The Institute for Democracy published a report in 2015 that argues social overhead capital (SOC) projects involve large costs and require reinforced pre-feasibility studies. If the pre-feasibility study is eased, the chances to prevent waste can be reduced. I wonder what the government and ruling party would say when they read this report again.

지역 균형발전, 경기둔화 예방도 중요하다. 하지만 재정 건전성 원칙마저 허물면서 추진할 수는 없다. 예타 건너뛰려다 도로에 다람쥐만 뛰놀게 할 순 없지 않나.

Balanced regional development and preventing economic slumps are important. But they cannot be promoted by undermining the principle of fiscal sustainab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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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진 소개
리암 (카피 에디터)
뉴욕 브루클린 출신. 한국 생활 2년 차. 떡볶이와 김밥을 좋아함. 현재 코리아중앙데일리 카피 에디터로 근무 중. 미국에서도 라디오를 해 본 경험이 있어서 한국에서 ‘뉴요커가 읽어주는 3분 뉴스’ 진행하게 된 걸 신나하고 있음.

홀리 (카피 에디터)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자라고 영국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음. 2016년 여름 한국에 왔으며, IT 회사와 교육 관련 회사를 거쳐 현재 코리아중앙데일리 카피 에디터로 일하는 중. 여가 시간엔 여행을 하고, 반려견 '콩(Kong)'이와 노는 걸 제일 좋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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