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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먹이고 재워…사회복귀 프로그램 '열악'

온라인 중앙일보 2012.11.26 09:41
충남 천안개방교도소 재소자들이 사회 적응훈련 교육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구금` 위주의 교정행정에서 벗어나 수감자들의 실질적인 사회 적응을 돕는 교화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출소 이후 범죄자들의 사회 적응을 돕는 시설과 프로그램을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복역기간 내에 교화도 중요하지만, 교도소 문을 나선 이후 이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도록 현장에서 밀착 지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해 교도소를 나오는 출소자는 평균 14만여 명이다.



그중 무연고 출소자는 적게는 3000명, 많게는 1만3000명에 달한다. 임석근 목사는 “갈 곳 없는 무연고 출소자들이 일시적이라도 머물 만한 보호시설을 늘리고 기존 시설 지원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가 운영하는 갱생보호시설로는 법무부 산하 법무보호복지공단과 보호관찰소가 있다. 법무보호복지공단은 전국 15개 지부로 나뉘어 있고, 원하는 출소자들에 한해 숙식을 제공하고 취업 등을 알선하는 역할을 한다. 보호관찰소는 광역시별로 전국에 17개 본소가 있고, 보호관찰을 조건으로 선고유예나 집행유예를 받아 가석방된 범죄자들의 사회 복귀를 돕는다.



하지만 법무보호복지공단과 보호관찰소는 환경이나 지원이 열악하다. 2010년 법무부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당시 한나라당 이은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4~2010년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에 입사한 신규 직원 76명 중 21명이 사직했다. 범죄자의 재범 방지 업무에 종사하는 전문 인력이 열악한 처우를 이유로 조기 퇴직하거나 제대로 충원되지 않은 셈이다.



보호관찰소의 직원인 보호관찰관의 수도 감소하는 추세다. 그로 인해 보호관찰관 한 명이 관리하는 보호관찰 대상자는 2007년 180명, 2008년 202명, 2009년 223명으로 늘어났다. 보호관찰관 1인당 관리 대상자가 영국 23명, 호주 53명, 일본 70명, 미국 75명인 데 비하면 우리의 현실이 얼마나 열악한지 한 눈에 들어온다.



민간갱생보호시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재 민간에서 운영 중인 시설은 개신교에서 운영 중인 담안선교회와 천주교 사회교정사목위원회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인력이나 예산 면에서 출소자들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담안선교회의 경우 1년에 4억을 정부에서 지원받지만, 출소자 150~200명을 관리하는 데에는 주거비와 피복비 등을 포함해 9억4000만원이 들어간다. 관리자도 8명밖에 되지 않는다.



임석근 목사는 “갱생보호시설이라고 하면 출소자들의 사회적응을 우선해야 하는데 지금은 출소자들을 먹이고 재우는 역할도 겨우 한다”고 말했다. 새 출소자 쉼터의 건립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천주교 서울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는 예전 서울 광진구 구의동의 ‘평화의 집’을 허물고 다른 장소에 쉼터 시설을 마련했지만 인근 주민의 반대에 부딪힐까 봐 비밀리에 운영한다.



그러나 미국은 연방정부와 계약을 맺어 민간이 위탁운영하는 ‘중간거주지(Halfway House·행형시설과 사회의 중간)’ 제도를 활용해 재소자들의 사회 정착을 돕고, 영국은 석방 10개월 전 직업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하는 ‘하우징(Housing) 제도’를 운영한다. 일본 역시 국가가 지원하는 117개의 출소자 갱생시설을 운영해 출소자들의 성공적인 자립과 사회 적응을 돕는다.



형사정책연구원 예방처우연구센터 정진수 연구원은 “미국이나 영국처럼 민간시설 등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기업과의 연계를 통해 출소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주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웅혁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교도소나 갱생보호시설과 사회적 기업이 일종의 계약을 맺고, 직업훈련 후에도 출소자들이 그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한다면 출소자들의 실질적인 사회복귀를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승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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