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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열량높은 김치는 '파김치', 낮은 김치는?

중앙일보 2012.11.26 02:00 건강한 당신 4면 지면보기
김장김치 양념에 대구를 넣고 버무리는 모습. 굴이나 전복·대구 등 해산물은 김치의 시원한 맛을 더해준다. 잣·호두·땅콩 등 견과류를 김치양념과 잘 배합하면 야채에 부족한 불포화지방산을 보충할 수 있다. 김수정 기자
김장철이 돌아왔다. 11월 중순부터 12월 초까지 재배되는 배추는 연중 최상의 영양과 맛을 낸다. 우리나라 김치는 서양의 피클과 비교된다. 이들은 냉장고 없이도 오래 저장할 수 있는 절임 식품이다. 그러나 우리 김치는 ‘발효’라는 고유한 과정을 거친다. 김치에는 유산균이 생육하면서 분비한 대사물질이 들어있다. 이 대사물질에는 인체에 유용한 생리활성물질이 골고루 들어 있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 코덱스(CODEX)는 김치를 ‘채소를 절여 다양한 향신료를 넣고 발효시킨 식품’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발효가 없는 일본의 ‘기무치’를 김치라고 부를 수 없는 이유다.


김치 열량, 파김치 〉깍두기 〉 열무 〉 배추 〉 동치미 순
김장김치의 건강학

사진처럼 김치양념을 줄기에서 잎쪽으로 닦아내듯 문지르면 양념이 골고루 잘 배이지 않는다. 조직이 치밀하고 섬유질이 많은 줄기 부분에 양념이 잘 들어가도록 무친다. 잎 부분은 얇아 맛이 짜게 될 수 있으므로 살짝 무치는 정도로 한다.
g당 8억 마리 유산균이 암·고혈압 예방



김치와 발효유 제품 중 유산균은 어디에 더 많을까? 김치에는 g당 8억 마리의 유산균이 살고 있다. 일반 요구르트보다 최고 10배 이상 많다. 풀무원홀딩스 식문화연구원 민승기 책임연구원은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김치 발효 초기에 생육하는 균) 등 30여 종의 유산균이 발효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김치는 1~2종의 유산균을 발효한 유제품보다 유산균 수가 많다”고 말했다. 김치 유산균은 장내 유해세균의 번식을 막고 장을 깨끗하게 한다. 비만·고혈압·당뇨병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김치 유산균이 해독작용을 해 대장암 등 각종 암을 억제한다는 연구보고도 나오고 있다. 민 연구원은 “채소 위주인 한국인들에게는 우유보다 채소에서 발현된 김치 유산균이 몸에 더 맞을 수 있다”며 “김치는 탄수화물·단백질·식이섬유·식물영양소 등 여러 식재료를 통한 영양소를 골고루 갖춰 반찬류로는 완전식품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김순자 김치명인이 어린이들을 위해 개발한 ‘오이송송이 김치’를 들어보이고 있다
 쌀 위주인 한국인의 식단에서 김치가 빠지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다. 주식에서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를 채워주기 때문이다. 김치에 들어가는 젓갈에는 아미노산이 풍부해 밥에 부족한 단백질을 충족시킨다. 새우젓·멸치젓·황석어젓 등 동물성 단백질은 김치가 발효되면서 아미노산으로 분해되는데, 이는 칼슘의 공급원이 된다. 김치의 유산균은 비타민과 합성되면 복합작용을 거쳐 비타민 함량을 높인다. 김치 속 비타민 A·C·E의 함량은 김치가 잘 익었을 때 제일 많다. 비타민 B1·B2·B12 등은 발효 최적기에 최고 2배까지 늘어난다. 김치에 빠질 수 없는 고추에는 비타민 A 함량이 많고, 비타민 C는 사과의 37배, 귤의 7배가 들어 있다. 마늘에 함유된 알리신은 비타민 B1의 체내 흡수를 촉진한다.



장 튼튼해지고 살도 빠져 1석 2조



김치는 장 건강을 돕는다. 배추·고추·파·부추 등 김치에 들어가는 갖가지 채소에는 부드러운 섬유질이 많다. 따라서 변비를 예방하고 장염이나 결장염 등 장 질환을 막아준다. 실제로 김치를 섭취하면 장내 유익균은 늘고 유해균은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한국식품과학회는 20~30세의 건강한 성인 10명을 대상으로 생균제와 항생제·발효 유제품을 제한하고, 김치 섭취군과 비섭취군을 비교 실험했다. 그 결과 매일 200g의 김치를 섭취한 군에서 김치 유산균인 락토바실러스와 류코노스톡의 수가 장내에서 증가했다. 그뿐 아니라 장내 유해효소로 알려진 β-글루코시다아제와 β-글루쿠로니다아제는 줄었다.



 김치는 소화·흡수 작용을 돕는다. 채소의 즙이 소금과 만나면 소화 활성 기능을 가진 단백질 분해효소 ‘펙틴’의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채소에는 칼슘·구리·인·철분 등 각종 미네랄이 들어 있어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



 김치는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김치의 대부분은 수분으로 이뤄져 열량이 매우 적다. 100g당 동치미는 9㎉, 배추김치는 29㎉, 열무김치 31㎉, 깍두기 40㎉, 파김치는 55㎉에 불과하다. 그뿐 아니라 고추에 많이 든 캡사이신은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줘 이미 다이어트 식품의 소재로도 널리 쓰이고 있다.



 하지만 김치를 꺼리는 큰 이유가 바로 나트륨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나트륨의 하루 섭취량을 최대 2000㎎으로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의 나트륨 섭취량(4791㎎·2011 국민건강영양조사)은 WHO 권고량의 2배를 훌쩍 뛰어넘어 세계 최고 수준이다. 1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나트륨 함유 음식은 김치류, 찌개류, 면류 순으로 나타났다. 이 중 김치는 전 연령대에서 많이 섭취했다. 김치 100g에는 약 700~800㎎의 나트륨이 들어 있다. 한 끼 식사에 김치를 곁들인다면 나트륨 섭취량은 껑충 뛴다. 하지만 김치의 나트륨은 대다수가 체내에 쌓이지 않고 배출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민승기 연구원은 “김치 나트륨 함량의 대부분은 소금에 절인 채소인데, 채소의 식이섬유는 소화되지 않고 몸 밖으로 배출되므로 실제 인체에 흡수되는 나트륨은 섭취한 나트륨과 비교해 매우 적을 것이라는 학설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 돕고 맛있는 김치를 담그려면



맛있는 김치를 담그려면 배추에 물과 산소가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대한민국 김치명인 1호(농림수산식품부 지정) 김순자 (사)대한민국김치협회장은 “사람과 달리 김장배추는 물과 산소를 차단해야 한다”며 “그래야 저온에서 장기저장했을 때 맛있는 김치를 먹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 회장은 “배추에 양념을 무칠 때는 줄기에서 잎 방향으로 문지르지 말고 줄기 안쪽 깊숙이 양념이 묻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념에 전복과 굴 등 해산물을 넣으면 시원하고 칼칼한 맛이 더해진다.



 맵고 짠맛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에게 김치는 두려운 식품이다. 이럴 땐 이색김치를 만들어보는 게 어떨까. 소금과 젓갈 대신 발효식초와 매실청을 이용하면 새콤 달콤한 맛을 좋아하는 어린이들에게 호감을 살 수 있다. 김 회장은 김치를 싫어하는 어린이를 위해 새콤달콤한 맛의 오이송송이김치를 개발해 레시피를 공개했다. 김 회장은 “오이와 당근·사과·땅콩을 넣어 아이들이 골라 먹는 재미를 들이며 발효의 기능성분도 섭취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정심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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