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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교육 만들기’ 공모전 대상 김정우양, 학부모 대상 이수진씨

중앙일보 2012.11.26 01:34
김정우(인천 강화여중 3)양은 “학교 수업만 정확히 숙지해도 성적은 충분히 오를 수 있다”며 “스스로를 믿고 공부하다 보면 어느새 즐겁게 공부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과서 100번 읽으며 외울 때까지 복습”
“아이에게 책 읽는 모습 보여주세요”

‘물고기를 주어라. 한 끼를 먹을 것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어라. 평생 먹을 것이다.’ 유명한 탈무드의 격언이다. 지식을 억지로 전달하는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스스로 공부를 찾아 하는 자기주도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흔히 인용되는 말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명언이지만 막상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대부분의 학생과 학부모는 당장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 학원이나 과외부터 찾기 급급하다. 하지만 김정우(인천 강화여중 3)양과 이수진(42)씨는 학교와 스스로를 믿으면 얼마든지 ‘낚시법’을 터득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학교수업 듣고 ‘족집게 문제집’ 만들어



교과서가 까맣게 될 때까지 100번 읽은 김양의 교과서.
김정우양은 지난달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최한 ‘선행학습 없는 바른교육 만들기’ 공모전에서 초·중·고생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특히 교사·학부모·대학생 등 다른 부문을 통틀어 200점 만점 중 158점이란 최고점을 받았다.



사실 김양은 어릴 적부터 몸이 약해 학원에 다니기는커녕 학교에 매일 등교하기도 힘들었다. 지금도 매년 일주일 정도는 몸이 아파 등교를 못한다. 하지만 김양은 자신만의 공부법으로 중학교 3년 동안 학교 영어시험에서 단 1문제만 틀렸고, 시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영어영재교육원에 합격해 최근까지 공부했다.



‘자기주도 학습의 달인’으로 인정받은 김양이 첫 번째로 밝힌 비법은 제대로 된 ‘학습’을 하자다.



“학습의 학(學)은 배운다는 뜻이고, 습(習)은 익힌다는 말이잖아요. 그런데 여러 학원을 다니는 학생들은 ‘학’만 하게 돼요. 배운 것을 익혀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시간이 절대 부족한 거죠. 전 복습하는 데 시간을 많이 투자했어요. 교과서와 익힘책을 풀며 ‘습’을 완벽히 하려고 노력했죠.”



김양은 ‘습’에서 효과를 얻으려면 수업시간에 집중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수업을 잘 듣는 것만으로도 ‘족집게 문제집’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선생님이 시험에 잘 나온다고 하는 부분은 놓치지 않고 표시를 했어요. 심지어 중요하다고 100번 읽으라는 부분은 숫자를 세며 정말 100번 봤어요. 나중엔 교과서 본문을 지우고도 기억할 수 있게 됐죠. 아파서 학교를 못 간 다음 날엔 친구들 교과서 3~4개를 빌려 주요 부분을 제 교과서에 표시했어요. 그러면 시험을 걱정할 일이 없었어요.”



이번 공모전에서 학부모 부문 대상을 수상한 이수진씨 역시 학교수업에 집중하면 스스로 공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학교 선생님이 곧 시험 출제자잖아요.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학원에서 미리 배워 수업시간에 집중하지 않아요. 그럼 정작 선생님이 중요하다는 걸 놓치고, 시험을 잘 못 보고, 학원이나 과외를 더 찾는 악순환이 되는 거죠. 억지로 해야 하는 공부시간이 늘어날수록 아이는 공부와 멀어져요.”



그는 학교 수업을 잘 듣는 것만으로도 성적이 잘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학부모와 학생, 모두가 깨닫는 게 자기주도학습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학습과 일상생활 연관시켜 즐겁게 공부



‘선행학습 없는 바른교육 만들기’공모전 학부모 부문 대상 수상자 이수진씨.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이씨는 큰 아들이 어렸을 적 선행학습을 시킨 적이 있다. 진도가 계속 나가더니 어느새 초등학교 1학년 때 3학년 문제를 풀기도 했다.



“곧잘 하는 것 같았는데, 알고보니 그게 아니었어요. 아이가 잘 웃지도 않게 되더니 급기야 얼굴이 시커멓게 변했어요. 붙잡고 물어보니 그동안 많이 힘들었는데 제가 실망할까봐 학원가기 싫다는 말을 못했다더군요. 저 스스로가 너무 미웠어요.”



이씨는 그날 이후 아이들에게 억지로 공부를 시키지 않는다. 대신 책을 많이 보게 했다. 단, 한번도 ‘책 읽어라’고 말해 본 적은 없다.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틈틈이 책을 읽었을 뿐이다. “만화책도 좋고 그냥 책도 좋고 뭐든 엄마가 하고 있으면 아이들은 궁금해서 옆에 와요. 그 때 책 내용이나 등장인물의 성격이나 특징을 얘기해 주면 궁금해서 보더라고요. 특히 만화책은 모험·과학·역사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가족 모두가 즐겨 봐요.”



그는 아이들에게 억지로 교육적인 내용을 전달하려 하지 않는다. 일상생활에서 대화하고 놀이하면서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이뤄갈 수 있도록 도왔다. 책을 읽은 뒤 함께 그림을 그려보거나 스케치북 한 장을 여러 번 접은 ‘포켓북’을 만들기도 한다. 또 아이들이 하고 싶다는 일들은 아무리 작은 것 이라도 종이에 써서 집 이곳 저곳에 붙여놓아 스스로 동기부여를 할 수 있게 했다. 이처럼 재미있고 자유롭게 생각을 키워갈 수 있게 하자 아이들은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이 뚜렷해지고 관련 분야에 대한 공부도 스스로 열심히 하고 있다.



“중학교 2학년인 큰 아들은 컴퓨터 프로그래밍 쪽에 관심이 있대요. 한 대학에서 운영하는 영재원에도 들어갔는데 벌써부터 전공과 진로를 정하고 선생님이나 선배들한테 물어보면서 준비하고 있어요.”



김양의 경우, 보고 듣고 겪는 모든 것을 학교 수업과 연결시킨다. “특히 TV 사극을 많이 활용해요. 드라마 ‘공주의 남자’나 ‘해를 품은 달’을 본 뒤엔 교과서에서 당시 시대를 찾아 옆에 메모를 했어요. 극중 인물의 성장 배경이나 특징이 훨씬 잘 기억되면서 시대 흐름을 쉽게 이해할 수 있거든요. 영화나 책을 볼 때도 그 시대상황이나 풍습, 역사적 사건 등을 더 찾아보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학교수업에 대한 배경지식을 쌓아갔어요.”



학교에서 나눠주는 각종 유인물과 학습자료를 알기 쉽게 정리하는 것도 스스로 공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진도별, 주제별로 차곡차곡 정리된 자료는 시험을 앞두고 좋은 참고서가 된다.



“논어에 아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 즐기는 사람 중 최고는 즐기는 사람이라고 하잖아요. 학생 스스로가 즐기지 못하면 공부는 역효과가 나는 것 같아요. 우리가 공부를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 자기주도학습법 Tip



<김정우양 추천법>

1.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강조하는 부분 반복해 익히기

2. 친구 2~3명의 노트와 교과서를 빌려 중복되는 중요 부분 확인하기

3. 유인물·자료는 당일-주말-시험 전 3번 정리하기

4. 책이나 영화를 본 뒤 관련 정보를 교과서에 메모하기



<이수진씨 추천법>

1. 엄마가 먼저 책을 읽는 모습 보여주기

2. 책 내용이나 등장인물에 대해 아이와 편하게 이야기해 보기

3. 책을 읽은 뒤 그림을 그리거나 작은 포켓북 만들어보기

4. 아이에게 스스로 작은 목표를 정하게 한 후 집안 곳곳에 메모해 붙여놓기



<심영주 기자 yjshim@joongang.co.kr/사진=김진원 기자,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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