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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내연녀 15년 간격 살해범, 같은 경찰관에게 덜미

중앙일보 2012.11.26 00:53 종합 18면 지면보기
광주광역시 서부경찰서 강력 5팀의 임정원(51·경위) 팀장은 지난 21일 관내의 살인사건을 조사하던 중 낯익은 이름을 접했다. 5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 원룸의 계약서에 ‘안XX’란 낯익은 이름이 적혀 있었던 것이다. 1997년 무등산 계곡에서 숨진 채로 발견된 30대 여성 살인사건 당시 자신의 손으로 검거했던 범인과 이름이 같았기 때문이다.



 임 팀장은 즉각 안씨를 유력한 용의선상에 올렸다. 왼손으로 목을 졸라 살해한 흔적도 안씨의 소행임을 유력하게 뒷받침해 줬다. 임 팀장이 기억하는 15년 전의 범인도 오른손에 장애가 있어 왼손을 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임 팀장은 탐문수사 끝에 동구 대인동의 한 식당에 숨어 있던 안씨를 하루 만에 붙잡았다. 15년 만에 다시 살인사건을 저지른 범인이 같은 형사에게 붙잡힌 것이다. 안씨는 이달 중순 광주광역시 서구 내방동의 한 원룸에서 자신의 내연녀인 장모(50·여)씨를 목졸라 살해한 혐의(살인)다.



 안씨는 임 팀장을 보자마자 “잘못했다”며 고개를 떨궜다. 15년 전의 자신을 알아보는 베테랑 형사에게 범행 사실을 모두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다. 녹화진술실에 앉아 있던 안씨의 얼굴에는 범행 당시 장씨가 반항하면서 남긴 상처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안씨는 “내연녀가 이별을 통보해 화가 나서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15년 전 자신의 전 부인을 살해할 때와 같은 이유였다. 이 사건으로 15년형을 살고 나온 뒤 다시 비슷한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임 팀장은 “두 번씩이나 고인과 유족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안씨가 부디 죗값을 치르고 뉘우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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