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42년 식물인간‘17세 소녀’… 먼저 간 엄마 곁으로

중앙일보 2012.11.26 00:47 종합 31면 지면보기
당뇨로 식물인간이 된 딸 에드워다(오른쪽)를 보살피는 엄마 케이의 생전 모습.
식물인간이 된 17세 소녀에 대한 가족의 헌신적인 사랑을 그린 책 『딸과 함께한 시간(A Promise Is A Promise)』의 주인공 ‘소녀’ 에드워다 오바라가 21일(현지시간) 숨을 거뒀다. 혼수상태에 빠진 지 42년 만이다. 59세. 23일 미국의 마이애미헤럴드는 “오바라가 자택에서 커다란 미소를 지으면서 임종했다”고 여동생 콜린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약속은 약속이지” 곁 지키며 끝까지 지극정성 돌본 가족

 소아과 의사를 꿈꾸던 여고생 오바라는 1970년 지병 당뇨로 갑자기 혼수상태에 빠져들었다. 의식이 사라져가는 가운데 오바라는 곁에 있던 엄마 케이의 손을 꼭 붙잡았다. “내 곁을 안 떠난다고 약속해줘, 엄마. 응?” “ 엄마는 절대 네 곁을 안 떠나, 약속할게. 약속은 약속이지!”



 약속은 지켜졌다. 그 뒤 오바라는 두 번 다시 눈을 뜨지 않았지만 엄마는 결코 딸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튜브를 통해 영양분을 공급하고 욕창이 생기지 않도록 2시간에 한 번씩 딸의 몸을 뒤집어 주었다. 엄마는 딸에게 책을 읽어주고 음악을 들려주고 가만가만 얘기를 건넸다. 세월이 흐르면서 오바라의 머리카락은 백발로 변해갔지만 엄마는 열일곱 살 때처럼 양갈래로 늘 곱게 머리를 땋아줬다. 2008년 여든이 된 엄마는 딸 곁에서 잠든 채로 조용히 숨을 거뒀다. 38년 동안 헌신한 엄마는 “짐이 아니라 즐거움”이라고 말하곤 했다. 엄마의 뒤를 이어 여동생 콜린이 “세상에서 제일 멋진 언니”를 돌봐왔다.



 책과 노래, 신문기사 등으로 세계를 감동시킨 오바라의 사망 소식은 웹사이트(edwardaobara.com)를 통해 알려졌다. 장례식은 27일 오후 6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서든 메모리얼 파크에서 열린다.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