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식 같은 아이들에 위안 준 광주아버지합창단

중앙일보 2012.11.26 00:43 종합 20면 지면보기
광주아버지합창단이 24일 오후 광주광역시 광산구 임곡로 고룡정보산업학교를 찾았다. 광주소년원으로 더 잘 알려진 곳이다. 이번 방문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비행을 저질러 법원으로부터 보호처분을 받았거나 법원이 보호처분 여부 분류심사를 기다리는 140여 명에게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주기 위해서였다.


고룡정보산업학교 두 번째 찾아

 합창단원은 지난해 행사 때보다 더 많은 35명이 왔다. ‘사냥꾼들의 합창’ ‘백학’ ‘병사들의 합창’으로 첫 무대를 열었다. 윤원중 지휘자가 간단한 곡 설명을 곁들였다. 합창단 피아니스트 문선은씨도 ‘You raise me up’을 노래했다. 테너 파트의 김용인씨는 색소폰도 연주했다.



광주아버지합창단이 24일 고룡정보산업학교 강당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 학교에서는 법원으로부터 보호처분을 받거나 보호처분 여부 심사를 받기 전 소년 등 140여 명이 생활하고 있다. 프리랜서 오종찬


 두 번째 무대는 자동화용접·자동차정비·건축환경설비·중장비운전 등 4개 반 학생 대표들의 노래자랑. 아버지·삼촌뻘 어른들의 공연을 무표정하게 지켜보던 학생들의 얼굴이 펴지기 시작했다. 6팀 10명의 친구가 혼자서 또는 둘이서 ‘오늘 같은 밤’ ‘땡벌’ 등을 부르자 환호성도 질렀다.



 분위기는 IYF(Internatio nal Youth Fellowship·국제청소년연합)의 찬조 공연 때 절정에 이르렀다. 남녀 고교생 10명으로 이뤄진 ‘라이처스 스타즈’가 신나는 음악에 맞춰 발랄한 율동을 하자 학생들은 얼굴에 생기가 돌고 어깨도 들썩거렸다. 광주국제김치문화축제 때 외국인 K팝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탄 자메이카의 토마스 쉘던이 ‘강남스타일’을 노래하고 댄싱팀과 함께 말춤을 출 때는 일부 학생이 무대 앞으로 나와 함께 춤을 췄다.



 마지막 무대에서는 아버지합창단이 ‘마징가 Z’를 재미있게 편곡하고 코믹한 동작을 곁들여 부르는가 하면, 한 학생의 손을 잡아 끌어 직접 지휘케 하기도 했다.



 간식 빵을 기부한 파리바게트 두암타운점의 장진규 대표를 대리해 참석한 김용하 광주고등학교장은 “길을 약간 돌아갈 뿐이다. 평범한 학생들은 못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자”고 학생들을 다독였다. IYF의 이강우 목사는 “창문을 열면 방 안 탁한 공기가 빠져나가고 신선한 공기가 들어온다. 마음의 문을 열어 보자”고 권했다. IYF는 학생 모두에게 고문인 박옥수 목사가 쓴 『나를 끌고 가는 너는 누구냐』를 한 권씩 선물했다.



 이춘범(57·문성고 교사) 광주아버지합창단장은 “공연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려고 신경 썼다. 우리의 노래로 잠시나마 위안받고 즐거웠기 바란다”고 말했다. 합창단은 이날 학생들에게 피자·과자와 음료수도 선물했다.



 광주아버지합창단은 30대 초반부터 60대 중반까지 자영업자·회사원·교사·사업가·의사·화가 등 5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가입 문의 010-4603-2480.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