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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칼럼] 미, 중국으로부터 동맹국 지켜야

중앙일보 2012.11.26 00:44 종합 33면 지면보기
해럴드 브라운
전 미국 국방장관
최근 중국 공산당 총서기에 오른 시진핑(習近平)은 1980년 5월 미국을 첫 방문했다. 당시 27세였던 그는 국무원 부총리였던 겅뱌오(耿飇)를 수행한 청년 관료였다. 겅뱌오는 내가 79년 1월 미 국방장관으로선 처음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으로서 영접을 맡았다. 그 뒤 32년이 흐르면서 중국은 경제적·군사적으로 큰 성장을 이뤘고, 시 총서기는 그런 대국의 최고 지도자가 됐다.



 그동안 중국은 해외 문제에 무게를 많이 뒀지만 시 총서기는 당분간 국내 문제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 수출주도형 경제모델은 이제 한계에 봉착했으며, 이를 내수주도형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내부 갈등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제는 불만을 힘으로만 누르기 어려운 상황이며, 급속한 도시화와 경제·사회 변화는 13억 인구의 중국을 소란스럽게 하고 있다. 소수민족 문제도 지도자의 정치력을 시험하고 있다.



 중국의 대외정책, 특히 대미 정책도 주목 대상이다. 역사적 교훈에 따르면 신생 강대국은 반드시 기존 강대국과 경쟁하게 마련이며, 이러한 갈등은 종종 전쟁으로 연결됐다. 현재 엄청난 규모의 무역 불균형이 미·중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에서는 물론 국경을 맞댄 인도와도 영토 분쟁을 벌여 왔다. 중국이 이처럼 이웃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시도하면서 미국은 두 가지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첫째는 대결이다. 미·중이 직접 충돌하거나 중국과 이웃 국가 간 갈등에 미국이 개입하게 되는 경우다. 둘째는 일본·한국·베트남·필리핀·태국·미얀마가 중국의 전략적 위성국 신세가 되는 일이다. 이 나라들은 미국을 중국의 지역패권 추구에 대한 균형추로 여긴다. 하지만 일부 국가는 대중 교역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바람에 중국과 친하게 지내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의 분쟁이 보여주듯 중국은 때로 이웃나라를 힘으로 압박한다. 미국은 이러한 중국에 맞대응함으로써 동맹국들과 그들의 국익을 지켜야 한다. 물론 중국이 동아시아에서 경제적·정치적 패권을 추구하고, 지역 내에서 군비를 확장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다만 2030년까지는 미국이 중국보다 더 강하고 부유하며 국제적 영향력이 더 큰 나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과의 대결을 피하는 최선의 방법은 핵 비확산, 글로벌 기후변화, 이슬람 극단주의 같은 공통된 외부 위협에 함께 대처하는 일이다. 미국은 군사력에서 앞으로 최소한 15~20년은 우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하지만 전자기기·위성시스템·인프라에 대한 사이버 공격능력을 비롯한 중국의 비대칭 전력이 미국의 우위를 깎아내릴 것이다.



 최근 들어 미국 안보 이익의 중심지가 태평양 지역으로 옮아가고 있다. 미국은 지상 기지와 전투행동반경이 482~808㎞에 이르는 전술 항공기를 탑재한 항공모함 전단에 전력의 상당 부분을 의존한다. 하지만 이들은 갈수록 공격받기가 쉬워지고 있다. 중국은 국경에서 수백㎞ 떨어진 곳까지 개입할 수 있을 정도로 전력을 향상시켰다. 이에 맞서려면 복잡한 방어망을 뚫을 수 있는 장거리 폭격기를 개발해야 한다. 장거리 폭격기는 순항미사일을 장착한 단거리 폭격기보다 비용 대비 효과가 훨씬 뛰어나다. 단거리 전술 폭격기와 비교해 적으로부터 더욱 멀리 떨어진 기지에서 발진할 수 있 다.



  “현재 미국이 봉착한 가장 큰 과제는 국내 경제를 회복시키고 국정운영 능력을 복구하는 일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 일을 해내 시진핑과 국제 정치가로서의 능력이 필요한 이슈들을 함께 다룰 수 있는 확고한 기반을 마련하기까지는 미·중 갈등은 계속 고조될 전망이다” ⓒProject Syndicate



해럴드 브라운 전 미국 국방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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