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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파워리더 ⑬ 변호사 출신 민원식 위니아만도 대표

중앙일보 2012.11.26 00:32 경제 6면 지면보기
민원식 위니아만도 대표는 회사에 출근하면 회사로고가 새겨진 점퍼로 갈아입는다. 민 대표는 “공장 생산직 및 관리직 직원들도 모두 같은 점퍼를 입는데 나라고 특별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안성식 기자
처음 회사와 인연을 맺은 건 외환위기가 코앞에 닥쳐 있던 1997년 중반. 최고경영자(CEO)가 된 것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인 2008년. 이런 이력을 가진 중견기업 전문경영인이 있다. 김치냉장고의 원조인 ‘딤채’를 비롯해 에어컨·정수기 등을 만드는 위니아 만도의 민원식(50) 사장이다.


“금융위기로 생산직 절반 정리해고 그때 자기희생한 직원들 배려할 것”
퇴직 사원 자녀 입사우대 검토
김치냉장고 ‘딤채’ 점유율 1위
“내년 에어워셔 이외 신제품 출시”

 그는 CEO로는 드물게 변호사 출신이다. 충북 괴산이 고향으로 고려대 재학 중 미국으로 이민을 가 캘리포니아대 LA캠퍼스(UCLA) 로스쿨을 졸업했다. 한국에 다시 돌아온 것은 1997년 6월. 한라중공업 법무실장을 맡았다.



 부임 6개월 만에 계열 만도기계가 부도로 쓰러졌다. 그의 직함은 자연스레 ‘법정관리실장’이 됐다. 99년 만도기계의 에어컨과 김치냉장고 공장인 아산사업본부가 만도공조라는 이름으로 설립되면서 그는 만도공조로 자리를 옮겼다. 만도공조가 한라그룹에서 계열분리를 했으니, 애초 입사했던 한라그룹을 떠나게 된 것이다.



 2008년 이름을 바꾼 위니아만도 대표로 부임했다. 그리고 8개월 뒤, 금융위기 여파로 구조조정을 하게 됐다. 대표로서 생산직 근로자의 절반에 해당하는 220명가량을 정리해고해야 했다. 이후 회사는 정상화됐다. 2009년 매출은 2950억원으로 전년보다 100억원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도 66억원 손실을 냈던 데서 14억원 흑자전환했다. 지난해엔 매출 3800억원, 영업이익 200억원을 기록했다.



 한 번은 법정관리실장으로서, 또 한 번은 CEO로서 직원들을 내보내야 하는 경험을 했기 때문일까. 그는 “회사가 어려웠을 때 자기 희생을 한 직원들에게 항상 빚진 마음이 있다”며 “어떤 형태로든 배려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간에는 어려울지 모르겠지만 향후 회사의 고용 능력이 커지면 퇴직 사원들의 자녀에게 입사 특별우대를 하는 등의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회사를 되살리고 난 뒤 냉장고를 닮은 ‘스탠드형 김치냉장고’를 내놓는 등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썼다. 그 결과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어난 4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위니아만도의 딤채는 현재 내수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민 대표는 “시장이 결코 녹록지 않다”고 했다. 무엇보다 중견기업으로서 삼성전자·LG전자와 경쟁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그러나 민 대표는 “삼성과 LG가 김치냉장고 분야에서도 대대적인 마케팅을 하면서 시장을 키우는 등 좋은 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이라며 “이렇게 달라진 시장 상황이 위니아만도에 최대한 이롭게 작용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CEO의 임무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고민도 있다. 에어컨과 정수기도 만들지만 딤채 의존이 심하다는 것이다. 이른바 ‘사업 포트폴리오의 쏠림’이다. 민 대표는 “본업인 공조와 냉방 기술력을 바탕으로 매년 신사업 매출 비중을 20% 이상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내년에 에어워셔, 정수기 이외의 신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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