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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지를 자국 땅 표시한 중국 여권 … 베트남, 입국 심사서 ‘무효’ 직인 응수

중앙일보 2012.11.26 00:28 종합 22면 지면보기
영토 분쟁 지역을 모두 자국 영토로 표시한 중국의 새 여권이 아시아 지역에 새로운 긴장과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5일 베트남 일간지 뚜오이쩨는 “베트남 당국이 24일까지 새 여권으로 입국하려던 중국인 111명의 여권에 ‘무효’ 직인을 날인했다”고 보도했다. 직인은 중국의 새 여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단호한 의지의 표현이다. 새 여권에 비자 도장을 찍을 경우 베트남이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묵시적으로 용인했다고 볼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단 베트남 당국은 이들 중국인에게 현장에서 별도의 여행허가서에 비자를 발급하는 방식으로 입국을 허용했다. 중국은 베트남의 조치에 대해 현재까지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지도에는 지도’ 방식으로 대응했다. 인도 일간지 힌두는 “인도 정부는 중국과의 영토 분쟁 지역을 모두 인도 영토로 표시한 지도를 비자 도장에 새겨서 새 중국 여권에 찍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인도가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동북부의 아루나찰프라데시주 가운데 9만㎢를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대로 인도는 중국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히말라야 아크사이친 지역 중 약 4만㎢가 자국 영토라고 주장한다. 인도는 자국의 최대 적인 파키스탄의 동맹국이자 무기 공급책인 중국을 경계하고 있고, 중국은 인도가 티베트 유민 12만 명의 체류를 허용하고 있다며 반발해 왔다.



 중국은 지난 5월부터 전자칩이 내장된 새 여권을 발급하면서 여권 속지 8쪽에 남중국해의 80%와 대만 등을 자국 영토로 표시한 지도를 넣었다. 지도에는 난사군도(南沙群島·스프래틀리 군도), 시사군도(西沙群島·파라셀 군도), 황옌다오(黃巖島·스카보러섬) 등 베트남·필리핀·인도를 비롯한 주변국과의 영토 분쟁 지역이 포함됐다. 이후 대만·필리핀·베트남이 공식 항의했지만 중국 정부는 “특정 국가를 겨냥한 지도 도안이 아니다”며 수정을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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