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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탐욕스러운 거대 자본으로 변해” 미국·유럽 언론, 우격다짐 소송전 비판

중앙일보 2012.11.26 00:21 경제 2면 지면보기
디자인 특허를 앞세워 삼성전자와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애플에 대해 미국·유럽·중국 언론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애플, 갤노트2 등 6종 추가 제소

 미국 플로리다주 일간지 올랜도 센티넬은 24일(현지시간) ‘애플이 승소하면 산업 혁신이 저해될 것’이라는 내용의 칼럼을 게재했다. 이 글을 쓴 브라이언 짐머만은 “모서리가 둥근 사각형 전자기기를 나는 최소 20개는 써 왔다”며 “법원이 삼성에 10억 달러 이상의 배상금을 물려가면서 애플에 권한을 준 것은 무엇을 위해서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애플의 매킨토시 디자인도 기존의 제록스 컴퓨터 디자인에서 비롯됐다. 제록스가 ‘외양과 느낌(Look and Feel)’에 특허를 냈다면 애플은 오늘날의 제품을 못 만들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좋은 예술가는 베끼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는 스티브 잡스의 말을 언급하면서 “미국 배심원 평결은 애플의 승리가 아니라 미국 소비자의 손실이라는 삼성의 주장에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독일의 유력 주간지 디 차이트의 경제 섹션 편집자 고츠 하만은 최근 “이제 애플은 혁신적이지 않은, 탐욕스러운 거대 자본으로 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애플이 세금을 적게 내든, 아동 노동을 방관하든 그들의 제품을 비싼 값에 애용했지만 앞으로 애플 제품을 구입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썼다. 스페인의 종합일간지 ABC도 20일자에 “갤럭시S3가 3분기 세계 판매 1위를 기록한 반면, 애플의 고객 충성도는 하락했다. 아직은 애플이 제품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머지않아 시장 주도권이 약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포털 써우후(搜狐)는 “삼성에는 애플 이외에도 부품을 공급할 고객이 있으며 소송을 계기로 지나치게 낮았던 부품 가격을 정상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에서도 애플의 위기를 경고하는 보고서가 나왔다. LG경제연구원 배은준 책임연구원은 25일 ‘규모 경쟁을 가치 경쟁으로’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애플은 혁신적 아이디어가 고갈되고 고객과 부품 공급자와의 관계도 소원해지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애플이 음성검색 기능 ‘시리’나 지도 애플리케이션처럼 완성도가 낮은 서비스를 서둘러 출시하는 것은 잡스 시절의 완벽주의가 사라졌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특히 아이폰5의 화면 크기를 키우고 7.9인치의 아이패드 미니를 내놓은 것도 아이디어가 고갈되자 사이즈 경쟁을 시작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애플은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방북부지방법원에 갤럭시노트2와 갤럭시S3 젤리빈 버전을 포함한 6종을 2차 본안 소송 대상에 포함한다는 내용의 소장을 제출했다. 이 소송에 대한 심리는 내년 3월 시작될 전망이다. 최종 판결은 갤럭시S3와 갤럭시노트2의 뒤를 잇는 새 모델이 등장한 후에나 내려질 것이어서 이 소송이 삼성전자의 제품 판매에는 별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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