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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 점유율 81.5%에 놀란 일본 “K-뮤지컬, 못 따라갈 상황”

중앙일보 2012.11.26 00:17 종합 25면 지면보기
지난 21일 일본 오사카 중심부의 신가부키좌. 한국 창작 뮤지컬 ‘광화문연가’가 공연중이었다. 95% 이상 여성 관객으로 채워진 1500여 객석은 빈자리가 없이 빼곡했다. 아련한 선율에 관객은 숨을 죽였다. 공연 마지막, 주인공을 연기한 동방신기 멤버 유노윤호가 나오자 관객은 일제히 용수철처럼 일어섰다. 찢어질 듯한 함성이 터져나왔다. 일본을 강타하고 있는 한국 뮤지컬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광화문연가? 오사카 공연
스타급 아이돌 출연 인기몰이
완성도 높이면서 로열티 챙겨

커튼콜때는 마치 콘서트 같았다. ‘광화문연가’에서 주인공 상훈역을 연기한 동방신기 멤버 유노윤호(가운데)의 진두 지휘아래 기립한 일본 관객이 열렬히 호응하고 있다. [사진 (주)광화문연가]


 # 한류 스타가 주도



 유노윤호의 파워는 막강했다. 그가 출연하는 공연은 20·21일 단 이틀.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로비에서 판매되고 있는 팸플릿, 포스터, 기념품 등도 불티나게 팔렸다. 전체 출연진이 나와 군무를 출 때, 그가 살짝 실수하자 “꺄르르-” 웃음이 터져나왔다. 커튼콜 땐 유노윤호의 말 한마디, 동작에 맞춰 손을 흔들고 펄쩍펄쩍 뛰었다. 막이 내리고도 관객은 5분이상 “앙코르!”를 외쳤다. 마치 유노윤호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광화문연가’ 일본 공연엔 유노윤호 외에도 아이돌이 많이 나온다. 지오·승호(엠블랙), 성제(초신성), 최민환(FT아일랜드), 케빈(제국의 아이들) 등이 출연 중이다. 내년 1월엔 성규·우현(인피니트)이 합류한다. 제작자 임영근씨는 “한국 창작 뮤지컬이라 미국 브로드웨이, 영국 웨스트엔드 뮤지컬에 비해 일본내에서 인지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한류 스타를 출연시켜 관심을 환기시키면, 이후 ‘작품도 좋다’란 입소문이 자연히 퍼지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작품은 과거 서울 공연에 비해 군더더기를 덜어내며 완성도가 높아졌다. 호평도 이어졌다. 요미우리 TV 마키노 디렉터는 “더 이상 일본 뮤지컬이 한국 뮤지컬을 따라 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광화문 연가’는 140년 전통의 도쿄 메이지좌에서 내년 1월 공연될 예정이다. 메이지좌 주니치 디렉터는 “일본 뮤지컬에 비해 분명 한수위다. 이런 작품을 유치하게 돼 기쁠 따름”이라고 말했다.



 # 진화하는 K-뮤지컬



 ‘광화문연가’는 제작 방식도 업그레이드됐다. 수익 배분과는 별도로 일본 공연 매출의 13%를 한국 제작사가 무조건 가져간다. 일종의 로열티인 셈이다. 해외 뮤지컬을 일방적으로 수입하던 한국이 이젠 일본에 본격적으로 수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흥행작도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9월 도쿄 아오야마 극장에서 공연된 ‘잭 더 리퍼’는 유료 점유율 81.5%를 기록하며 대박을 터뜨렸다. 일본과 한국이 5대5 방식으로 공동 제작했는데, 한국측이 가져가는 순수익만 11억원에 이른다. ▶한류 스타 안재욱, 성민(슈퍼주니어), 송승현(FT아일랜드)의 출연 ▶유럽 뮤지컬 특유의 고풍스러움 ▶일본인이 좋아하는 비극적 스토리 등이 흥행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내년 11월엔 앙코르 공연을 올릴 예정이다.



 ‘잭 더 리퍼’를 수입한 일본 기획사 쿠아라스의 칸타 아사다 매니저는 “주연뿐만 아니라 앙상블까지 배우의 기량이 고르다. 일본내에서 한국 뮤지컬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에 일본 무대에 오를 한국 뮤지컬은 현재 예고된 것만 16개에 이른다. 진화중인 K-뮤지컬의 인기는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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