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제17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스릴 넘치는 강동윤의 ‘액션’

중앙일보 2012.11.26 00:15 종합 27면 지면보기
제7보
(본선 32강전)

○·장웨이제 9단 ●·강동윤 9단



제7보(76~89)=죽느냐, 사느냐. 햄릿의 대사처럼 바둑에서도 언제나 이게 문제지요. 생사를 모르면 가일수해야 할지, 손을 뺄지를 결정할 수 없어요. 앞길이 깜깜해서 나갈 수가 없습니다.



 지금 흑은 중앙에서 많이 벌었고 백의 귀도 도려냈습니다. 79로 끊는 수는 선수인데요. 이것으로 실리도 꽤 벌었고 무엇보다 흑의 전 재산이라 할 하변 일대가 좀 더 단단해진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상변 일대는 아주 엉망진창이라서 고달픈 여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쪽을 어찌 수습하느냐, 어떻게 생사의 고비를 헤쳐 나가느냐 하는 게 흑의 숙제입니다.



 선수를 잡은 강동윤 9단이 83으로 연결합니다. 장웨이제 9단은 84로 죽죽 밀어 우상 귀를 크게 접수하려 합니다. 바로 이 장면에서 85의 강수가 등장합니다. 생사의 칼날 위에서 강수를 작렬시키는 이런 치열함이야말로 ‘강동윤 바둑’의 묘미가 아닐 수 없습니다. 강동윤 바둑은 딱히 엷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생사의 고비를 수시로 넘나드는 위험한 바둑이거든요. 하지만 그 위기에서 터져나오는 85 같은 수, 마치 액션 영화의 한 장면 같군요.



 85에 ‘참고도1’ 백1로 끊는 것은 흑2, 4의 맥이 있어 오히려 백이 걸려듭니다. 8로 몬 다음 A로 막으면 백이 망하는 거지요. 백은 그래서 86부터 선수했는데 그러고도 결국 88로 물러섰습니다. ‘참고도2’처럼 끊는 것은 백도 살지만 흑도 양쪽 다 살아 안 된다고 본 거지요. 하지만 흑도 ▲ 두 점까지는 구할 수 없게 됐군요. 백도 이 정도로 만족하는 것 같습니다.





▶ [바둑] 기사 더 보기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