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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만들기 나누기] 러시아 체류 경험 살려 현지서 일하고 싶은 김슬아씨

중앙일보 2012.11.16 00:37 경제 7면 지면보기
해외영업을 지망하는 김슬아씨는 항상 자신감이 넘친다. 그는 “나를 뽑아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성식 기자]



“러시아 근무가 꿈” 강조 땐 역효과
해외 보내는 건 회사의 권한 ‘국내 근무 싫다’ 오해 살 수도
기습 질문 나오면 당황 말고 농담이라도 해서 넘어가야

김슬아(24)씨는 “적극적이고 직설적인 성격이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자신에 대해 평했다. 실제 그랬다. 그는 웬만한 취업박람회와 채용설명회는 모두 찾아다녔다. 경남 통영 집에서 서울을 한 달에 여러 번씩 오갔다. 채용설명회에서 만난 기업 인사담당자들의 명함도 여러 장 보여줬다. 김씨는 러시아 자바이칼스키 국립대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2년간 공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취업의 벽은 높았다. 지난해 8월 졸업 후 100곳 넘는 기업에 지원했지만 면접 기회를 얻은 곳은 손에 꼽을 정도다. 김씨는 “해외에 지사가 있거나 해외영업 부문이 있는 기업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의 취업전략을 인크루트 서미영 상무와 류철한 BGF리테일 인사팀 팀장이 분석했다.



 김씨는 모의 면접 중에 러시아 체류 경험을 언급하며 “러시아 지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뜻을 계속해서 밝혔다. 하지만 서 상무는 “구직자를 해외 지사에 파견을 보낼지 아닐지는 회사의 권한”이라며 “‘러시아가 아니면 안 된다’는 식의 강한 의견은 본인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가 아니다”고 조언했다. 너무 강조하면 되레 국내 영업은 하기 싫어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서 상무는 “채용 공고가 ‘러시아에서 일할 사람을 뽑습니다’처럼 구체적인 곳이 아니라면 너무 강한 어필은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또 “해외영업, 해외마케팅의 경우 경쟁률이 워낙 높기 때문에 수출을 위주로 하는 중소·중견 기업을 노려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면접에서 기습 질문이 나오자 당황하는 모습도 문제였다. 김씨는 서 상무가 “러시아어로 1분 자기소개를 해 보라”고 하자 대답하지 못했다. 류 팀장이 “대한민국에 암컷 바퀴벌레가 몇 마리인지 답해 보라”고 할 때도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서 상무는 “해외영업을 지원하는 구직자는 영어나 현지어로 자기 소개는 기본”이라고 했다. 류 팀장은 “바퀴벌레 류의 질문은 정답이 있다기보다는 지원자의 위기대처 능력을 보기 위한 것”이라며 “나름의 논리로 면접관을 설득시키든가 농담으로 되받아치든가 해야 했다”고 말했다.



 서 상무는 “해외영업은 특성상 해외를 자주 돌아다니기 때문에 여성 지원자가 제한을 받을 수도 있다”며 “이런 편견을 뛰어넘을 수 있는 답변을 이력서든 면접에서든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면접관이 출산이나 육아로 인한 업무 공백 문제에 대해 물을 경우 “자리가 잡힐 때까지 회사의 다른 보직에서 기여하도록 하겠다”거나 “업무 조건을 알고 있지만 지원하는 이유는 그만큼 열정이 있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상황에 맞게 답하라는 설명이다.



 김씨는 BGF리테일에 맞춰 쓴 자기소개서에 ‘원칙을 중시하는 수퍼바이저가 되겠다’고 썼다. 류 팀장은 “우리는 이 명칭을 쓰지 않고 ‘스토어 컨설턴트’라고 바꿨다”며 “단어 선택 하나에 있어서도 회사에 맞게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대부분 지원자가 자기소개서 내용의 80~90%를 자기 자랑에 할애한다”며 “자신의 장점과 이 장점이 지원 직무에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50:50으로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채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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