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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러 ‘무비자 30일’방문 협정, 연내 서명할 것

중앙일보 2012.11.14 00:03 종합 32면 지면보기
40여 년 정치권에 몸담아온 마트비엔코 의장은 “러시아 여성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남성들과 경쟁한다”고 말했다. [신인섭 기자]


12일 오후 2시 서울의 힐튼 호텔. 인터뷰 장소로 휙 들어오는 걸음이 힘찼다. 검은 정장에 옅은 갈색 단발, 이바노브나 마트비엔코(63) 러시아 상원의장이다. 러시아 국가 서열 3위. 대통령, 총리 다음이다. 11일 저녁 의장 전용기로 서울에 온 그는 기자에게 “아무거나 물어보라”고 했다. 40여 년 성공을 일궈 온 정치인답게 거침이 없다. 취임 뒤 ‘가까운 나라’ 순방차 방한했다는 그는 13일 베트남으로 떠나기 전 중앙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러시아 ‘넘버 3’ 마트비엔코 상원의장
약대 나온 주지사 출신



 -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집권 3기를 맞았다. 그런데 그가 내세우는 ‘강한 러시아’의 그림이 잘 안 들어온다.



 “대통령은 선거 전후 경제·국내 정책·민주개혁·정부개혁 같은 많은 주제에 대해 글을 발표했다. 그걸 상세히 말하자면 시간이 모자란다. 그러나 우선순위가 첨단 경제와 후진적 기술 극복, 인간 잠재력 존중에 있다고 할 수 있다.”



 - 러시아가 겉만 민주주의일 뿐 속은 독재라는 비판도 있지 않나.



 “냉전적 사고에서 못벗어난 사람들의 말이다. 그건 현실과도 다르다. 우린 많은 민주개혁을 하고 있다. 선거 시스템을 고치고 법을 현실화한다. 예를 들어 정당등록 완화법 같은 것이다. 국민을 정치로 끌어들이고 지역 지도자들을 직접 뽑게 한다. 그렇게 개혁하는데 뭐가 독재란 건가.”



 - 최근 여성 밴드 ‘푸시 라이엇’ 같은 이들의 반 푸틴 활동을 억압하는 건 뭔가.



 “푸시 라이엇이 무슨 뜻인지 아는가.(푸틴 대통령은 여성의 신체 일부를 뜻하는 단어라고 했다.) 더 이상 그 단어는 쓰지 말자. 그들은 수백만 신도(러시아 정교)를 모욕했다. 어떤 사회, 어떤 나라건 종교적이고 도덕적이며 성스러운 것을 모욕하면 우리처럼 반응했을 것이다. 한국에서 그런 일이 있다면 같은 반응을 보이지 않겠나.”



 - 한·러 공직자들은 양국 관계에 대해 늘 좋다고 한다. 진짜 그런가.



 “그렇다. 최근 몇년간 모든 방향으로 다 발전했다. 지도자들 관계도 좋다. 이번 의회 차원의 교류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교역량은 40%가 커져서 250억 달러가 됐다. 2015년까지 300억 달러를 목표로 한다.”



 - 그러나 민간 수준의 교류와 발전은 정부 관계 발전에 못미친다.



 “그 문제를 잘 알고 있다. 비자가 문제인데 러시아는 개선할 것이다. 한국 대통령 선거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올해 말까지는 무비자 30일 방문 협정에 서명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 문제를 2013년까지는 해결한다는 입장이다.”



 - 시베리아 개발 상황은 어떤가.



 “많은 투자를 할 것이다. 2008~



2013년 사이 300억 달러를 투자했고, 2015년까지는 더 많이 한다. 한국이 극동과 시베리아로 우선순위를 돌렸으면 한다. 많이 늦진 않았지만 서둘러야한다.”



 - 보수적인 러시아 사회에서 성공한 여성 정치인인데 어려움은 없었나.



 “나는 ‘가정이냐 경력이냐’는 식의 극단적 페미니즘 시각을 지지하지 않는다. 물론 어려움이 있긴 했지만 늘 가족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 러시아에선 취업자의 50% 이상이 여성이고 평균 교육 수준도 남성보다 높다. 여성은 다양한 분야에 걸쳐 남성과 경쟁한다.”



 마트비엔코 의장은 72년 레닌그라드대학 약대를 졸업한 직후 구역당 지도국 서기를 맡은 이후 줄곧 정치권에 몸담아왔다. 89년 인민 대의원이 됐고 91년 말타, 97년 그리스 대사를 지냈다. 이후 상트-페테르부르그 주지사를 역임했다. 푸틴도 상트-페테르부르그 출신이다. 그는 2011년 9월 22일 상원 의장이 됐다.



 - 한국 대통령 선거에 여성 후보가 나왔다.



 “한국에도 여성 대통령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이 점점 더 든다. 여성이라는 요소보다는 정책과 관점, 정부를 운영할 준비가 됐는지 같은 것을 판단해야 한다. 같은 여성으로 연대를 표하며 그의 승리를 바란다.”



 - 푸틴 대통령의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나는 매일은 아니지만 이틀 간격으로 그를 만난다. 스포츠맨이고 격투를 좋아하는 그의 허리 인대가 좀 늘어난 것이다. 이미 대통령 공보실이 발표했다. 대통령을 지난 8일 안보위원회에서 봤는데 아주 건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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