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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당사찰음식문화원장 대안스님

중앙일보 2012.11.12 23:25
일본에서 열린 ‘K푸드 페스티벌’에서 사찰음식을 소개하고 막 귀국한 대안스님이 바루를 들어 보이고 있다.



“제철 채소로 요리하니 맛 좋고 영양 많아 우리 몸 힐링”

햄버거, 피자, 치킨, 불고기, 삼겹살…. 부족함 없는 풍족한 식탁이 오히려 공해가 되어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전 세계적으로 보다 건강한 음식을 추구하면서 우리의 대표 채식식단인 사찰음식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사찰음식 전문가 대안스님은 “덜어내고 비워내는, 절집 밥상에 현대인을 위한 힐링이 있다”고 말한다.



사찰음식이 어떻게 우리 몸에 휴식이 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해 대안스님은 “정답은 우리 몸 안에 있다”고 답했다. 스님은 “조선시대에 유교가 전해지면서 식탁에 육류가 오르기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고기를 즐겨 먹게 된 것은 불과 30~40년 전의 일”이라며 “이 땅에 살아온 우리는 유전적으로 ‘채식 DNA’를 갖고 태어난 민족”이라고 덧붙였다. 한민족의 체질상 가장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게 채소란 이야기다. 최근 지나친 육류나 외래 음식 섭취가 늘면서 점점 속이 불편하고 소화가 잘 안되는 사람들이 늘어 났다.



채소를 위주로 한 사찰음식은 직접적인 힐링 효과가 있다. 가을 제철을 맞은 고들빼기를 예로 들어보자. 단순한 푸성귀이지만, 피를 맑게 해주고 몸 안의 독과 통증을 없애주는 효능을 갖고 있다. 가을에 유독 맛이 좋은 고들빼기김치를 먹으면 입이 즐거울 뿐 아니라, 자연스레 몸에 유익한 약성을 섭취하게 된다.



대안스님은 “동의보감에는 채소가 약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기록돼 있다”며 “마찬가지로 사찰음식에서 제철 식재료를 쓰는 데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체에 필요한 자연의 기운을 그때그때 공급해주기 때문이다. 가을에 나는 뿌리채소는 여름 동안 우러난 미네랄 성분이 농축돼 맛이 좋고 영양도 우수하다. 겨울을 준비하는 이 시기에 면역력을 높여주는 음식이자, 약인 셈이다.



재료가 가진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사찰음식은 조리할 때 나쁜 요소를 모두 거둬낸다. 어떤 화학 첨가물도 없다. 냉동 재료 대신 철저히 신선한 제철 식재료만 사용한다. 음식의 안전성이 고민인 요즘 이보다 더 안전한 음식은 없는 셈이다.



또한 생채소를 먹는 채식과 다르게 물에 삶아서 무침으로 먹는 방식을 선호한다. 대안스님은 “가정에서는 나물요리를 할 때 기름에 넣고 볶는 중국식 조리법을 쓰는데, 사찰음식은 ‘덕음’의 방식을 따른다”고 말했다. 냄비에 물·간장·기름을 넣고 바글바글 끓이다가 채소 넣고 익히는 방식이다. 기름이 적어 속이 편하고 소화가 잘 된다.



그렇다고 대안스님이 사찰음식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육류를 섭취하더라도, 채식유전자를 가진 우리 몸을 설득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스님은 “많은 질병이 잘못된 식습관과 무관하지 않다”며 “이 순간 자신의 식습관을 잠시 멈추고, 덜어내고 조절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그는 자신의 몸보다 큰 것을 먹지 않는 방법을 제안했다. 예를 들어 소·돼지 대신 체구가 작은 닭·오리·생선을 조금씩 먹어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식 또한 대안스님이 지적한 현대인의 잘못된 식습관이다. 그 역시 과식으로 한 때 건강을 위협받기도 했다. 스님은 “무엇을 먹느냐는 고치기 쉽지만, 먹는 습관을 바꾸기는 어렵다”고 말하며 “마음을 다스려 소식하는 습관만 들여도 한층 편한 상태를 느끼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대안스님이 총괄하는 사찰음식점 ‘발우공양’에서 내놓는 10합 상차림의 모습. 건강함에 이은 사찰음식의 또 다른 매력은 ‘정갈함’이다.


<글=강미숙 기자 suga337@joongang.co.kr/사진=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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