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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유명 건축가, 한국 경찰에 남긴 한국어 편지 보니…

온라인 중앙일보 2012.11.12 14:26
[사진= DPJ파트너스]
프랑스 출신 유명 건축가인 다비드 피에르 잘리콩(43ㆍ사진) 한불상공회의소 회장이 한국 해양경찰에 한국어로 감사 편지를 남겨 화제다.



잘리콩 회장은 최근 해양경찰청 홈페이지에 글을 남겼다. 지난 7월 잘리콩 회장은 유모차를 탄 아이를 포함한 프랑스인 친지ㆍ가족과 함께 여수 엑스포를 방문했다. ‘프랑스의 날’ 행사 참석을 위해서다.



대표적 재한 프랑스인 답게 여수 엑스포 관람을 마친 뒤 밤 10시 배를 타고 남해로 건너가 남해힐튼호텔에서 묵는 코스를 짜놨지만, 폭풍우와 비바람이 문제였다.



잘리콩 회장 일행은 가까스로 전시장을 빠져나왔지만 선착장과는 반대 방향으로 나왔고 시간은 이미 배 시간이 다 된 9시 45분이 됐다.



그 때 잘리콩 회장은 경찰서를 발견하고 다짜고짜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해경 측은 따로 보트를 마련해 남해행 여객선까지 잘리콩 회장 일행을 데려다 줬다.



잘리콩 회장은 “한국 경찰이 아니었다면 폭풍우 속에서 아기를 데리고 밤을 지샜을 것”이라며 “한국 해양경찰의 희생에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담당 경찰관이었던 양재경 순경(서귀포해양경찰서ㆍ당시 엑스포지서 파견)은 온라인 중앙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경찰로서 담당 업무를 한 것인데 이렇게 글이 올라와서 쑥쓰럽다”며 “앞으로도 하던대로 대민 서비스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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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리콩 회장의 편지 전문



여수해양경찰서 엑스포지서 양재경님을 칭찬합니다.



저는 한불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으면서 여수엑스포의 프랑스관을 설계한 프랑스건축가 다비드 피에르 잘리콩입니다. 한국에 온지 16년이 되었고 서울에 DPJ & Partners, Ltd.라는 건축설계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에 살면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지만 그중 정말 잊혀지지 않는 도움을 주신 한 경찰관의 선행을 알리고자 좀 늦은 감은 있지만 사이트를 방문해 몇자 적어봅니다.



프랑스관 설계감리 때문에 여수를 자주 방문하던 중 지난 7월 14일에 엑스포 행사 중 하나인 ‘프랑스의 날’에 참석했었습니다. 행사 이후 프랑스인 친구 가족과 함께 여수에 남아 엑스포를 더 관람하기로하고 숙박은 남해힐튼호텔을 예약했습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폭풍 같은 바람이 불고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남해힐튼호텔에 가는, 밤 열시 배를 타기위해 비바람과 엄청난 관람객의 인파를 뚷고 한참을 고생스럽게 걸어서 간신히 도착한 곳은 선착장과는 완전 반대 방향에 있는 곳이었습니다. 온몸은 비바람에 다젖었고 특히 프랑스친구 가족중에 유모차를 탄 아이까지 있어 이러다 폭풍우 속에서 밤새는 것이 아닌가 너무 걱정스럽고 당황스러웠습니다. 같이 온 프랑스인 친구 가족의 안전과 특히 찬바람과 비를 많이 맞은 아이의 건강이 염려되었습니다.



그때 마침 불빛이 있는 가건물 같은 곳이 있어 들어갔더니 바로 여수해양경찰서 엑스포지서였습니다. 그때가 밤 9시45분쯤이었습니다. 경찰서라는 사실에 너무나 반가워 다짜고짜 도와달라고 했더니 추위에 떠는 저희를 보시고 따듯한 커피까지 주시면서 선착장은 여기서 반대 방향인데 지금 비가 많이와 교통이 복잡해 차를 타고 가도 열시까지는 도착 못 하니 보트를 타고 가야한다면서 시간이 없다며 순식간에 거기에 계셨던 경찰관 여러분들께서 긴급히 연락을 취하셔서 보트를 마련해주셨습니다. 저희를 도와주셨던 해양경찰관분들 중 한 분이셨던 양재경 님은 지쳐있는 저희들 짐까지 손수 들어주시면서 보트를 탈 수 있게 도와주셨고 열시에 떠나는 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애쓰시면서 막 떠나려는 여객선 안까지 동행해서 무사히 저희들이 떠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해주셨습니다. 비바람에도 아랑곳없이 저희들 짐을 들어주시고 특히 아이와 유모차까지 맡아주시면서 저희들의 안전을 살펴주셨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우리를 도와주신 양재경님은 살아있는 천사같았습니다. 같이 도움을 받았던 친구 가족은 아무리 경찰이라도 이렇게 희생적으로 남을 도울 수 있냐면서 무척 감동했습니다.



당시 큰 도움을 주었던 여수해양경찰서 엑스포지서와 양 재경 해양경찰관님에게 너무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는 바입니다. 직업의식을 뛰어넘어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도움을 주신 양재경 경찰관님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흐뭇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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