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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수사 핵심엔 낯익은 이름 검찰선 “이번에도 또 황운하냐”

중앙일보 2012.11.12 02:14 종합 3면 지면보기
황운하
현직 검찰간부 금품수수 의혹 사건 수사를 둘러싼 검찰과 경찰의 갈등 중심엔 황운하(50·경무관) 경찰청 수사기획관이 있다.


대표적 경찰 수사권 독립론자 김수창 특임검사와 62년생 동갑
검찰 비판 최전선 다시 나서자 부담 느낀 경찰 수뇌부 ‘함구령’

 황 기획관은 김모 검사 관련 첩보를 수집한 경찰청 범죄정보과와 그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인 지능범죄수사과를 관할하고 있다. 그는 “경찰이 수사권을 검찰로부터 되찾아야 한다”는 경찰 내 대표적인 ‘수사권 독립론’자다. 수사권을 놓고 검찰과 싸움이 벌어질 때 경찰의 선봉엔 항상 황 기획관이 있었다. 검찰에서 “이번에도 또 황운하냐”는 탄식이 나올 정도다.



 황 기획관은 1999년 서울 성동경찰서 형사과장으로 재직할 때 “법적 근거가 없다”며 검찰 파견 경찰관들을 원대복귀시켰다. 2006년 대전 서부경찰서장 시절 구속 전 피의자를 관할 검찰청으로 데려오라는 검찰의 요구를 거부했다. 지난해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선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을 겸직하면서 경찰의 ‘수사권 독립’ 목소리를 대변했다. 올해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박사학위를 받을 때 논문도 검찰의 영장청구권 독점을 비판하는 ‘영장청구권에 관한 연구’였다.



 그는 검찰에 대한 수사에도 앞장섰다. 2003년 서울 용산경찰서 형사과장 때 용산역 집창촌을 무대로 한 법조 브로커를 수사하겠다며 현직 검사를 포함, 법조인 30여 명을 수사 선상에 올렸다. 올해 현직 검찰 간부의 가족이 연루된 수뢰의혹 사건에도 적극 관여했다. 그러나 검찰이 관련 영장을 계속 반려하면서 이 두 사건 수사에선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황 기획관은 노무현 정부의 수사권 조정 논의 때 “수사권을 완전히 되찾아 와야 한다”는 강경론을 주장했다. 결국 조정 자체가 무산됐다. 황 기획관의 강한 성향 때문에 경찰 지휘부에서도 그를 불편하게 보는 시각이 있다.



 그는 감봉, 직위해제, 좌천성 전보를 받는 등 인사에서도 물을 자주 먹었다. 승진도 경찰대 동기보다 늦은 편이었다.



 이번에도 경찰 수뇌부에서 그에게 ‘함구령’을 내렸다고 한다. 그가 김 검사의 피의사실을 확인해주고, 검찰을 강도 높게 비판했기 때문이다. 곧 예정된 정기인사 때 수사기획관에서 물러난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편 검찰 측에서 김 검사 사건을 맡은 김수창(50·연수원 19기) 특임검사는 공교롭게도 황 기획관과 ‘62년 호랑이띠 동갑내기’다. 황 기획관은 81년 경찰대 1기로 입학했고, 김 특임검사는 연세대 법학과 81학번이다.



 김 특임검사가 임명된 것은 지난 7월까지 대구지검 서부지청장을 맡았던 경력 때문으로 알려졌다. 대구지검 서부지청은 김 검사에게 2억여원을 전달한 의혹을 받고 있는 3조원대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55)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곳이다. 김 특임검사는 지난 5월 경찰에서 ‘조희팔이 중국에서 사망했다’고 발표했을 때에도 “경찰 발표를 믿지 말고 수사를 계속하라”고 지시했었다.



 김 특임검사는 직설적인 말투의 ‘야전형’ 검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11일 기자들과 만나 “수사대상인 김 검사와 근무지가 겹친 적이 없으며 일면식도 없기 때문에 (특임검사로) 지명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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