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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여성, 시작한 나이가 20대 아닌…

중앙일보 2012.11.12 01:52 종합 12면 지면보기
A씨(21·여)는 2년 전부터 서울 논현동의 한 유흥주점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중 3때 가정폭력 때문에 가출한 뒤 경기도 시흥에서 서울로 와 아르바이트를 하며 고시원에서 살았다. 유흥주점은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다 만난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됐다. A씨는 간혹 손님이 원하면 성매매도 한다. 그는 “똑같이 힘들게 일하는데 유흥주점이 돈을 몇 배는 더 많이 번다”고 말했다.


성매매 여성 절반 “가정폭력 시달렸다”
서울시·다시함께센터 3년 상담
“성폭력 당한 경험 있다” 50%
“13~19세 때 성매매 시작” 39%

 11일 서울시와 다시함께상담센터가 밝힌 성매매 여성 상담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4명은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성매매를 한다’고 답했다. 상담은 최근 3년간 성매매 여성 413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에 따르면 성매매를 시작하는 시기는 10대(13~19세)가 39%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25세(29%), 26~35세(19%), 36세 이상(4%) 순이었다. 이들이 성매매를 하는 업소로는 룸살롱과 유흥주점·티켓다방이 37%로 최다였다. 음성적으로 운영되는 성매매 집결지(집창촌)는 17%, 인터넷 등을 통한 개인 성매매는 14%, 휴게텔·마사지는 13%였다.



 또 이들 중 78명을 심층 분석한 결과 50%가 성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경험시기는 초등학생 23%, 중학생 21%, 고등학생 18%로 아동·청소년기가 72%나 됐다. ‘취학 전’이라는 응답도 10%를 차지했다.



 가정폭력을 겪었다는 응답자도 절반이 넘는 55%였다. 이 중 44%는 ‘주 3회 이상’이라고 답했다. 시기별로는 초등학교 때가 49%로 가장 많았다. 또 응답자의 53%는 중학교 때 가출한 경험이 있었다.



 원미혜 서울시 늘푸른여성팀장은 “성매매 여성의 적지 않은 수가 청소년기에 학업 중단·가출 등의 상태로 성매매를 시작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성매매를 시작한 이유로는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와 친구 권유가 다수를 차지했다. ‘업주 강요’는 8%, ‘구인광고에 속아서’는 6%였다. 과거에는 강압이나 인신매매가 주된 이유로 거론됐다. 선불금과 고리 사채로 인해 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성매매 여성은 57%로 조사됐다.



 조현옥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집중상담을 통해 성매매가 미성년 시절의 성폭력·가정폭력과 깊이 관련된 문제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소년들의 성매매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전문 상담실을 설치하고 성매매에 대한 예방교육 대상도 고등학생에서 중학생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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