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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제2 국민연금기금 만들자

중앙일보 2012.11.12 00:50 종합 37면 지면보기
주명건
세종대 명예이사장
국회예산정책처는 현재 3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 지급액이 2030년에는 30조원, 2050년에는 100조원으로 늘어나 2053년에는 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금 고갈을 막으려면 현 보험료율(9%)을 올려야 하지만 세계적 금융위기로 중산층은 몰락하고 경제성장률이 1.6%로 추락하는 상황에선 인상이 불가능하다. 현재 평균 연금수령액은 47만원 수준이지만 이것에만 의존하는 사람이 수령자의 4분의 1에 달하기 때문에 기금 고갈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저출산·고령화로 고령인구는 2040년에 2배 이상 늘어난다. 그런데 생산가능 인구는 700만 명이나 줄어 부양부담이 더욱 가중되는 추세다.



 게다가 수출·내수·투자 모두가 침체돼 세계경제가 총체적으로 동반 추락하므로 장기 불황의 덫에서 벗어나려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국민연금기금 고갈과 고령화에 따른 노인 빈곤층 및 금융 위기에 따른 중산층의 몰락과 청년실업을 해결하는 유일한 현실적 방안은 제2국민연금기금의 확충을 위한 특단의 조치다.



 이미 이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나라가 바로 노르웨이다. 노르웨이는 인구가 490만 명밖에 안 된다. 어업과 임업에 의존해 살아와 우리와 같은 국민연금기금은 200억 달러 규모다. 그러나 북해유전이 발견돼 그 개발 수입으로 추가 조성된 제2국민연금기금이 무려 6000억 달러로 세계에서 제일 큰 연금기금이며, 세계 자본시장의 1%를 차지하고 있다. 2030년에는 1조3000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석유 수입이 1993년 이후 계속 감소해 현재는 반감됐으나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우리에게는 북해유전은 없지만 그 대신 영원히 고갈되지 않는 서해의 잠재 국토가 있다. 그것은 바로 평균수심이 5~10m밖에 되지 않는 경기만 지역이다. 이를 간척해 우리나라 도시 면적의 29%에 달하는 약 5000㎢를 매각하면 1300여조원을 확보해 제2국민연금기금을 조성할 수 있다.



 이것으로 고령화·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재원의 일부는 법인세와 소득세를 싱가포르·홍콩 수준으로 낮추기 위한 재원으로 선행 투자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외국 기업과 자본을 유치하면 청년실업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기왕에 체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한·EU FTA를 지렛대로 삼아 한·중 FTA와 한·일 FTA를 체결함으로써 한반도를 FTA의 허브로 만들면 무역의 과도한 중국 의존도에서 탈피할 뿐만 아니라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중국은 지난 반세기 동안 1만2000㎢의 국토를 간척했다. 지금도 진행 중인 간척사업까지 완성되면 총면적이 3만5000㎢에 이르게 된다. 이것은 우리 국토의 3분의 1이 넘는다. 네덜란드는 국토의 4분의 1을 간척했다. 싱가포르도 국토의 5분의 1을 매립해 얻은 것이며, 진행 중인 사업까지 완성되면 3분의 1에 달하게 된다. 마카오는 원래 면적의 170%를 간척해서 넓혔다. 홍콩도 모든 도심 지역의 심장부가 간척지다. 샌프란시스코만의 3분의 1이 간척됐고 도쿄만도 4분의 1이 간척지다. 하네다공항을 비롯한 모든 핵심 상공업 지역이 여기에 건설됐다.



 이처럼 모든 나라가 간척할 수만 있으면 앞다퉈 간척을 하는데 우리는 경기만처럼 여건이 좋은 곳이 있는데도 방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중국이 서해로 배출하는 연간 500억t의 오·폐수가 해류를 타고 우리 갯벌을 오염시키는 것을 생각할 때 서해안 간척은 여러 가지 문제를 일거에 해결하도록 하늘이 내려주신 큰 축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주명건 세종대 명예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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