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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오바마’ 월가 리더 다이먼 “재정절벽 해결 위해 힘 합쳐야”

중앙일보 2012.11.12 00:30 경제 3면 지면보기
제이미 다이먼(사진) 미국 JP모건 회장은 ‘월가의 대변인’으로 통한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금융규제 강화 정책을 지난해 공개적으로 비판했던 인물이다. 이는 금융위기 주범으로 몰려 입을 닫아야 했던 월가 사람들의 속을 시원하게 해줬다.


블룸버그 “오바마와 협력 뜻 시사”

 다이먼이 지난 9일(현지시간) 경제전문 채널 CNBC에 출연해 “(재정절벽 해결을 위해) 이제 힘을 합쳐야 할 때다. 이 나라가 다시 움직이도록 하자. 서로 싸우는 일을 멈추자”라고 제안했다. 심지어 그는 “오바마 대통령을 진심으로 존경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이먼은 올해 대선에서 반(反)오바마 진영의 리더였다. 그의 JP모건은 오바마에게 27만 달러를 기부한 반면 밋 롬니 공화당 후보에겐 80만 달러를 지원했다. 롬니에게 3배 정도 많은 돈을 베팅했다. 골드먼삭스 등 다른 월가 금융그룹들도 JP모건을 따라 롬니를 전폭 지원했다.



 그런 다이먼의 입에서 대선 직후 나온 말이 바로 협력과 휴전이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엔진을 갖추고 있다”며 “정부와 경제계가 적대적인 관계를 털고 협력하면 그 엔진을 다시 점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다이먼의 발언이 월가가 두려워하는 재정절벽의 해결을 위해 오바마와 협력하겠다는 뜻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실제 월가는 재정절벽 가능성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올 연말에 감세조치가 끝나고 연방정부의 부채한도가 확대되지 않으면 내년부터 정부 지출이 자동 삭감된다. 이는 기력이 약한 미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월가 금융그룹들이 쥐고 있는 각종 금융자산 가격이 폭락할 가능성이 크다.



 로이터통신은 “다이먼의 발언이 공화당에도 의미심장한 신호”라고 풀이했다. 이번 대선에서 공화당을 전폭 지지한 월가가 대결보다는 협력을 선호한다는 점을 다이먼이 분명히 했다는 얘기다. 월가가 공화당에 ‘이젠 타협하라’고 등을 떠미는 형국이다. 마침 오바마 대통령은 16일 백악관에서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과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과 회동한다.



 오바마와 공화당은 여전히 부자 증세 등을 놓고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월가마저 협력을 요구하는 마당에 양쪽이 극단적인 대결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일시적으로 부채한도를 늘려 재정절벽 시한을 늦춘 뒤 본격적으로 세금제도 및 재정 개혁을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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