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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러리 시리즈’된 아시아 시리즈

중앙일보 2012.11.12 00:23 종합 32면 지면보기
하라 다쓰노리 요미우리 감독이 11일 아시아시리즈 결승전에서 대만의 라미고를 꺾은 뒤 우승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11일 부산 사직구장. 요미우리(일본)와 라미고(대만)의 2012 아시아시리즈 결승이 열렸지만 경기장은 한산했다. 안방에서 열린 남의 잔치에 관중석을 채운 건 몇 안 되는 양팀 팬들의 응원 구호였다. 오전까지 비가 내리는 등 잔뜩 찌푸린 날씨는 남의 잔치가 돼 버린 아시아시리즈를 더욱 맥 빠지게 했다.


한국 두 팀 참패, 흥행도 참패
요미우리, 라미고 꺾고 우승

 사상 최초로 국내에서 개최돼 기대가 컸던 2012 아시아시리즈는 한국 팀들의 저조한 성적과 함께 흥행에서도 실패했다. 지난해 아시아시리즈 챔피언이자 2011·2012 한국프로야구 챔피언 삼성은 9일 라미고와의 첫 경기에서 졸전 끝에 0-3으로 완패했다. 롯데 역시 10일 요미우리전에서 0-5로 무릎을 꿇었다. 한국 팀이 없는 결승에서는 요미우리가 라미고를 6-3으로 꺾고 우승했다. 대회 기간 총 7경기에 입장한 관중 역시 3만2198명으로 기대를 한참 밑돌았다.



 삼성과 롯데가 고전을 면치 못한 이유는 경기력 저하였다. 한국 팀에선 외국인 선수가 한 명도 참가하지 않았다. 삼성전에서 완봉승을 거둔 마이클 로리(28) 등 주축 선수를 최대한 활용해 준우승을 차지한 라미고와 대비되는 점이었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우승 후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했고 롯데는 사령탑이 바뀌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선수들의 사기와 의욕이 떨어지면서 제대로 된 경기를 할 수 없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아시아시리즈가 남긴 과제는 내년 3월로 다가온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비였다. 한 수 아래로 여겼지만 탄탄한 전력을 보여준 라미고, 주축 투수들이 상당수 빠졌지만 일본프로야구의 저력을 보인 요미우리 등 라이벌 국가 구단들의 전력은 만만치 않았다. WBC에서 다시 맞붙게 될 대만·일본을 상대로 실망스러운 결과가 재연될 수도 있다. “출전 여부는 구단 결정에 달렸다”던 추신수(30·클리블랜드), 메이저리그 진출을 목전에 둔 류현진(25) 등 해외파들의 합류가 더욱 절실해졌다.



부산=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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