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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5000만 달러의 사나이

중앙일보 2012.11.12 00:22 종합 32면 지면보기
LA 다저스가 한화 류현진을 얻기 위한 이적료(포스팅 금액)로 2573만7373달러(약 280억원)를 베팅했다. 이와 별개로 류현진이 받을 연봉은 4~5년 총액 최대 25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중앙포토]
류현진(25·한화)이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 대우를 받고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 이적료와 연봉을 더하면 류현진의 가치는 5000만 달러(약 543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저스가 베팅한 2500만 달러, 한화가 7년 투자 19억의 15배
10승 이상 거둘 선발로 판단 … 연봉 4~5년 최대 2500만 달러

 ESPN을 비롯한 미국 언론은 11일(한국시간) ‘LA 다저스가 포스팅(경쟁입찰)에서 승리해 류현진과의 독점 협상권을 따냈다’고 보도했다. 앞서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10일 류현진의 포스팅 금액 2573만7373달러33센트(약 280억원)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통보했다. 포스팅 금액을 이적료 명목으로 받게 될 한화는 “결과를 수용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30일 안에 다저스와 류현진은 연봉계약을 해야 한다. 류현진의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는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보라스는 LA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류현진은 당장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라며 “지금 당장 다저스에 입단하는 것과 2년 후 FA(프리에이전트)가 되기를 기다리는 것 중 어느 게 나은 결정인가”라고 물었다. 계약에 실패하면 류현진은 한화로 돌아가야 하고, 이적료 없이 계약하기 위해선 류현진과 다저스는 2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협상의 귀재’ 보라스는 몸값이 더 비싸지기 전에 류현진을 당장 잡으라고 다저스를 압박한 것이다.



 다저스도 류현진에게 돈을 아끼지 않을 것 같다. 다저스의 응찰액은 류현진에게 ‘선발 10승 이상’을 기대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올 시즌 다저스는 10승 투수 5명을 보유했다. 그러나 14승을 거둔 클레이튼 커쇼(24)와 10승을 기록한 채드 빌링슬리(28)를 제외하면 모두 30대 노장이고 부상 경력까지 있다.



 네드 콜레티 다저스 단장은 “오랫동안 류현진을 지켜봤다. 류현진이 팀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기뻐했다. 류현진 영입을 계기로 선발진을 개편하겠다는 말로 풀이된다. 이달 초 ESPN은 류현진을 불펜요원으로 분류하며 평가절하했다. 류현진의 미국행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포스팅 결과 류현진의 시장가치는 훨씬 높았고, 오히려 팀 선발진 구성의 중심이 됐다.



 다저스가 2500만 달러 이상의 이적료를 책정했으니 류현진을 오래 붙잡아 둘 것은 자명하다. 그 때문에 류현진이 4~5년 총액 2000만~25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일본 투수들 사례를 봐도 포스팅 금액과 선수 연봉은 거의 비슷했다. 1년 전 텍사스 레인저스는 포스팅 사상 역대 최고 이적료(5170만 달러)를 주고 다루빗슈 유와의 협상권을 따냈고, 6년 총액 6000만 달러의 연봉을 줬다. 역대 2위(2006년 보스턴·5111만 달러)를 기록한 마쓰자카 다이스케는 6년간 5200만 달러를 받았다. 이가와 게이(2006년 양키스·2600만 달러)의 연봉은 5년 총액 2000만 달러였다. 보라스는 “류현진은 존 레스터(보스턴)·마크 벌리(마이애미 말린스)와 비교할 만한 뛰어난 왼손 투수”라고 소개했다. 레스터의 연봉은 762만5000달러, 벌리가 600만 달러다.



 류현진은 2006년 동산고를 졸업하고 한화에 입단해 7년 동안 계약금과 연봉을 합쳐 18억9000만원을 받았다. 통산 98승을 올리며 꼴찌팀 한화를 홀로 이끌었고, 팀을 떠나며 받은 돈의 15배를 안겼다. 물론 류현진도 그만큼의 돈을 챙길 전망이다. ‘대한민국 에이스’ 류현진은 대한민국 스포츠 사상 최고의 수출품이 됐다.



김식 기자



◆포스팅 시스템(Posting System)= FA(프리에이전트)가 아닌 선수와 해외 구단이 계약하기 위한 입찰 제도. 각 구단은 해당 선수의 현 소속팀에 줄 이적료를 써내고, 이 중 최고 응찰가를 소속팀이 받아들이면 구단과 선수 간 계약이 시작된다. 양측이 계약에 실패하면 선수는 다른 미국 구단과 계약할 수 없고, 원래 소속팀으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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