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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에게 경영권 이양 … LS그룹 새 회장 구자열

중앙일보 2012.11.12 00:20 경제 1면 지면보기
구자열(59) LS전선 회장이 LS그룹 회장이 된다. 현 회장인 구자홍(66) 회장은 11일 그룹 창립 10주년을 맞아 “구자열 회장이 그룹의 제 2의 도약을 이끌 최적임자라 확신하며, 사촌 형제지간으로 LS의 도약을 위해 힘을 모으는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2003년 LG그룹에서 분리된 후 10년간 맡아 왔던 회장직을 사촌동생에게 물려주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한 지붕 삼형제’ 공동경영
구자홍 회장 10년 만에 사퇴
“제2 도약 이끌 최적임자”
사촌간 승계 재계선 이례적

 구자홍 회장의 임기는 올 12월 31일까지며, 이·취임식은 내년 1월 2일 열린다. 구자홍 회장은 내년부터 그룹 연수원인 LS미래원 회장을 맡는다. 그룹 관계자는 “구자홍 회장이 그간 쌓아온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차기 회장을 꾸준하게 후방 지원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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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S그룹은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넷째·다섯째 동생인 구태회(89) LS전선 명예회장,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이 이끌어왔다(첫째와 둘째 동생은 고 구철회·정회). 구자홍 회장은 구태회 회장의 장남이며, 구자열 회장은 지난달 타계한 구평회 회장의 장남이다. 이번에 사촌으로 경영권 승계가 이뤄진 데는 ‘공동경영’이라는 그룹 철학이 바탕이 됐다. 구태회·평회·두회 세 형제는 전력설비·에너지 분야 4개 계열사(LG전선·극동도시가스·LG칼텍스가스·LG니꼬동제련)를 LG로부터 분리하면서 “욕심내지 말자”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세 집안이 보유하고 있는 그룹 지분(33.4%)을 일정 비율에 따라 나눴다. 그룹 관계자는 “LS그룹의 공동경영 기치가 회장직 승계에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면서 “‘예부터 동업은 형제와도 하지 말라’는 말이 있지만 LS는 창립 10년 만에 사촌 간 다툼 없이 경영권을 이양해 의미가 깊다”고 덧붙였다.



구태회·평회·두회 회장의 공동경영 철학은 이전에 몸담고 있었던 LG그룹에서 비롯됐다. LG는 1947년 창업자 구인회 회장과 사돈관계인 허만정씨가 함께 손잡은 이후부터 50년 넘게 구(具)씨-허(許)씨 두 집안이 이끌어온 장수 동업기업이었다. 90년까지 그룹의 사시(社是)도 화합을 강조하는 ‘인화(人和)’였다. 이 덕에 두 집안의 수많은 형제가 그룹 경영에 참여했지만 큰 잡음이 없었다.



 현 구자홍 회장은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과 투명경영을 기반으로 그룹의 기틀을 확립하고, 본격적인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본업인 전기·전자, 소재, 에너지 분야에서 인수합병(M&A)과 다양한 전략을 펼쳐 계열분리 당시에 비해 매출은 4배, 이익은 3배, 기업가치는 7배 늘어나면서 LS를 재계 15위로 성장시켰다.



 신임 회장에 취임할 구자열 회장은 도전적 스타일의 경영자다. 그룹 계열사의 한 최고경영자는 “구 회장은 화통한 성격에 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경영자”라고 전했다. 2007년 국제상사 인수를 주도한 뒤 변화에 주저하는 임직원들에게 “이 사람들아, 국제상사 인수는 건물 때문만이 아니라 화끈하게 새로 하자는 것”이라고 호통치며 불필요한 사업을 정리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구 회장은 78년 LG상사 입사 이후 LG증권·LG전선에서 근무했으며 LS그룹으로 분리된 뒤 LS전선 부회장을 거쳐 LS전선 회장이 됐다. 대한사이클연맹 회장도 맡고 있다. 서울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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