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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목표는 첼시다 … 호거슨의 ‘철퇴’ 매직

중앙일보 2012.11.12 00:16 종합 33면 지면보기
김호곤 울산 현대 감독이 10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알아흘리를 3-0으로 꺾고 우승한 뒤 선수단으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다. 김 감독은 “축구 인생에서 가장 잊지 못할 날”이라고 감격했다. [울산=연합뉴스]


“축구 인생에서 가장 잊지 못할 날이다.”

울산, 아시아챔스 우승
알아흘리에 3-0 승, 클럽월드컵행
멕시코팀만 꺾으면 첼시와 격돌



 김호곤(61) 울산 현대 감독이 ‘철퇴 축구’를 완성했다. 그리고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김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10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전에서 알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를 3-0으로 완파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김 감독은 국가대표팀 수석코치로 1986년 멕시코월드컵 본선행을 도왔고, 감독으로 2004년 아테네올림픽 8강행을 이뤄냈다. 하지만 우승컵과는 거리가 멀었다. 2000~2002년 부산 아이파크에 이어 2009년부터 울산 현대를 이끌고 있지만, 우승 타이틀은 지난해 리그컵 하나뿐이었다. 지난해 K-리그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 ‘철퇴 축구’로 서울·수원·포항을 연파하며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지만 체력 부담으로 전북에 우승을 내줬다. 철퇴 축구는 잔뜩 웅크려 있다가 기습으로 결정적인 한 방을 날리는 ‘울산 스타일’을 말한다.



 김 감독은 올해 이근호·김승용·하피냐 등 빠른 공격수를 대거 영입했다. 지난해 35경기에서 40골에 그친 득점력을 보강하기 위해서였다. 1m96cm 장신 김신욱의 제공권에 빠른 공격수들의 스피드를 더해 철퇴 축구를 업그레이드했다. 세트피스 외에도 좌우 측면을 공략해 골문 앞에서 철퇴 한 방으로 득점을 만들어냈다. ACL 무대에서 울산은 결승까지 9연승을 포함해 10승2무 무패 우승을 달성했다. 12경기에서 27골 10실점이었다.



 K-리그 최고령 사령탑인 김 감독은 ‘호거슨’이라 불린다. 알렉스 퍼거슨(7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에 빗대 붙은 별명이다. 김 감독은 퍼거슨처럼 때로는 불같이 화를 내기도 하고, 칭찬과 포용으로 선수들을 보듬기도 한다. 선수단 분위기 장악의 달인이다.



 경기 전 “평소 해온 대로 편안하게 하라”고 주문한 김 감독은 하프타임에 라커룸에서 고함을 질렀다. 그는 “선제골을 넣고 난 후 안이한 생각으로 패스 실수가 많았고, 역습도 많이 허용했다. 다시 시작하자고 혼냈다”고 소개했다.



 울산은 ACL 우승으로 다음 달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출전한다. 이미 ACL 상금으로 23억원을 확보한 울산은 클럽월드컵 1차전에서 몬테레이(멕시코)를 꺾는다면 22억원을 추가로 받는다. 그리고 잉글랜드 명문 첼시와 맞대결하게 된다. ACL 우승은 김 감독에게 명예를, 울산에 돈다발을 안겨줬다.



울산=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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