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과가 싫은 애플

중앙일보 2012.11.06 00:26 경제 7면 지면보기
애플이 영국 법원 명령에 따라 ‘삼성전자가 디자인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공지하면서 꼼수를 부려 논란이 일고 있다.


‘삼성이 특허 침해 안 했다’
영국 홈피에 재공지했지만
잘 안 보이게 밑바닥에 깔아

 5일 애플 영국 홈페이지(www.apple.com/uk·사진)를 보면 애플은 홈페이지에 접속할 경우 최근 출시된 아이패드 미니가 화면에 꽉 차게 뜨도록 초기화면을 바꿨다. 사과문은 키보드의 ‘페이지 다운’을 누르든지, 아니면 마우스로 화면 오른쪽 ‘스크롤’ 버튼을 움직여 화면을 한참 아래로 내려야만 볼 수 있도록 했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시넷(Cnet)에 따르면 특히 애플은 아이패드 이미지가 모니터 해상도에 따라 자동으로 확대·축소되도록 했다. 자바스크립트의 ‘리사이즈(resize) 코드’란 것을 사용해서다. 이 때문에 해상도가 높은 대형 모니터 사용자라도 아이패드 미니의 이미지가 화면 전체를 채우고, 재공지한 사과문은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 애플은 이러한 리사이즈 코드를 미국 홈페이지에는 설치하지 않아 “영국에서만 사과문을 볼 수 없도록 꼼수를 부렸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IT 전문매체 넥스트웹은 “뻔뻔한 사과로 영국 법원을 격노케 한 애플이 재공지를 하면서 또다시 일을 벌였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애플은 1차 사과문을 영국 홈페이지에 올리면서 내용을 모호하게 표현하고 애플이 다른 나라에서 승소한 판결들을 함께 언급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영국 법원은 “명령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며 재공지 명령을 내렸다. 이런 태도 때문인지 삼성전자와 특허 소송을 벌이는 와중에 아이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충성도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 아이폰 보유자의 88%가 애플 스마트폰을 다시 사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93%에 비해 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서유럽 사용자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는 재구매 의사가 지난해 88%에서 올해 75%로 떨어졌다.



 미국 IT전문 웹사이트 톰스하드웨어는 “최근 아이폰5에 대한 기사들은 대부분 아이폰4S 때에 비해 혁신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부정적인 언론보도가 아이폰에 대한 고객의 흥미를 떨어뜨렸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아이폰5 출시 후 시가총액이 700억 달러(약 76조원) 감소했다. 아이패드 미니가 발매된 2일(현지시간)에도 주가는 전날보다 3.33% 떨어져 576.67달러를 기록했다.



박태희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