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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롬니, 당신 틀렸어” … 오바마와 첫 합동유세

중앙일보 2012.11.05 01:13 종합 17면 지면보기
대통령 선거를 사흘 앞둔 3일(현지시간) 첫 합동유세에 나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손을 잡고 있다. [브리스토·잉글우드 로이터=뉴시스]


늦가을 밤 수은주는 4도를 가리켰지만 체감 온도는 영하였다. 하지만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버지니아주 브리스토에 있는 야외 공연장에는 2만4000여 명(소방 당국 추산)의 청중이 몰려 들었다. 스윙스테이트(경합주)인 버지니아에서 열린 유세 중 가장 많은 인파였다. 3일 오후 10시30분(현지시간) 드디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연단에 오르자 청중은 환호했다. 백발의 클린턴은 쉰 목소리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위해 내 목소리를 바쳤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문제는 산수야”를 외치며 오바마의 경제정책이 롬니의 정책보다 낫다는 걸 수치로 조목조목 비교했다. 9월 민주당 전당대회 때의 ‘명연설’을 다시 보는 듯했다.

경합주 버지니아에 2만여 명 몰려
경제정책 수치 비교하며 롬니 비판
“허리케인 샌디가 롬니에게 불이익”
칼 로브, 3%P → 1~2%P차 승 수정



 클린턴은 롬니의 미국 자동차 산업 포기론도 공격했다. 그는 “자동차회사 크라이슬러는 롬니가 틀렸다고 외치고 있고 GM도 그를 비난하고 있다”며 “미국의 자동차 산업은 롬니가 보란 듯이 재기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보이스카우트 단장 빌 톨버트와 함께 유세에 나선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연설하고 있다. [브리스토·잉글우드 로이터=뉴시스]


 30분 뒤인 11시 이번에는 오바마가 단상에 올랐다. 오바마는 클린턴 전 대통령을 가리키며 “미국을 위해 그보다 더 열심히 일하는 클린턴이 딱 한 명 있는데, 바로 힐러리 클린턴(국무장관)”이라며 “두 사람에게 나는 무한한 감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뒤에서 클린턴의 연설을 즐기며 누워 있다가 내 순서에 늦을 뻔했다”고 농담을 한 뒤 “클린턴은 위대한 대통령이자 위대한 친구”라고 외쳤다.



 2012년 미국 대선 유세가 시작된 이래 ‘오바마-클린턴’ 복식조가 한꺼번에 현장에 등장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쌍포의 위력은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도 청중이 유세장을 지킬 만큼 강했다. 선거를 사흘 남겨놓은 오바마 입장에선 일종의 ‘굳히기 유세’였다. 민주당 출신 전·현 대통령인 오바마와 클린턴의 합동 유세는 지난주 오하이오에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허리케인 ‘샌디’로 오바마가 유세를 취소한 채 피해 지역인 뉴저지를 찾는 바람에 순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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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브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점점 후보 간 우열도 드러나고 있다. 공화당의 대표적인 선거전략가 칼 로브는 여전히 롬니의 승리를 주장했다. 그러나 목소리 톤은 낮아져 있었다. 로브는 3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허리케인 샌디가 없었다면 롬니는 재정적자와 경제에 대해 더 많이 얘기할 기회가 있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샌디가 롬니에게 불이익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그는 “‘10월의 서프라이즈’인 샌디의 엄습으로 오바마는 초당적 지도자의 이미지를 유권자들에게 심어줄 수 있었다”고 인정했다. 전날 3%포인트 차로 롬니가 승리할 것이라고 했던 로브는 하루 만에 그 격차가 1~2%포인트로 줄어들었다고 스스로 수정했다.



 로브를 제외한 나머지 선거전문가들은 대부분 오바마의 승리를 점쳤다. 중립적 여론조사 전문가인 네이트 실버, 마크 블루멘탈, 네이크 콘 등은 스윙스테이트에서 오바마의 우세가 열흘 동안 유지되고 있는 데다 남은 시간도 얼마 되지 않아 롬니가 역전시킬 가능성이 작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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