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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중앙서울마라톤] “93세까지 달려 기네스 기록 깰 것”

중앙일보 2012.11.05 00:48 종합 24면 지면보기

수북이 쌓인 단풍잎을 밟으며, 점점이 떨어지는 은행잎을 맞으며 늦은 가을길을 달리는 중앙서울마라톤.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최고의 달림이 축제가 올해도 풍성한 화제를 낳으며 마무리됐다. 중앙서울마라톤은 등수나 기록이 목표가 아니라 달리는 것 자체가 기쁨이요 즐거움인 대회다. 1만5000여 참가자가 연출해 낸 재미난 장면들과 아름다운 사연들 소개한다.



4일 잠실종합운동장에 도착한 정미영(56·사진)씨는 몸풀기 운동보다 주변 참가자들의 악수를 받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 정씨가 이날 악수 세례를 받은 이유는 여성 동호인으로서 쉽지 않은 대기록(풀코스 300회 완주)을 앞둬서였다. 마라톤을 시작한 지 어느덧 10년. 정씨는 언젠가부터 ‘마라톤 전도사’가 됐다.

풀코스 300번, 56세 정미영씨



 정씨는 2012 중앙서울마라톤에 참가해 3시간55분38초로 마스터스 풀코스(42.195㎞)를 달렸다. 개인 통산 풀코스 300번째 완주. 한 달에 두 번꼴로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셈이다. 특히 지금껏 단 한 번도 레이스 도중에 포기하지 않아 300번의 완주가 더욱 빛이 났다. 정씨는 “아홉 번이나 참가해 의미가 깊은 중앙서울마라톤에 맞춰 300회 완주를 달성해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운동이라곤 수영밖에 몰랐던 정씨는 두 번이나 수술을 받으며 건강에 관심을 갖게 됐다. 마침 2001년 마라톤 붐이 일면서 생소한 종목에 처음 들어섰다. 이듬해 3월 풀코스에 첫 도전한 정씨는 4시간5분대의 준수한 기록을 세웠다. ‘뛴다’라는 단순한 두 글자에 빠진 그는 마라톤에 대한 열정을 키워 갔다.



 “마라톤 완주 후 먹는 밥맛이 최고라 많이 달릴 수밖에 없다”는 정씨는 “대회에 매번 출전하면 힘들 때도 많지만 피니시 라인을 넘는 순간 바로 다음 대회가 생각난다”고 말했다. “주변 사람들과 함께 달리며 자연스레 친해지는 것도 마라톤만의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정씨는 훨씬 큰 목표를 마음속에 품고 있다. 현재 여성 최고령 완주 기네스 기록인 92세를 넘어 93세까지 풀코스에 도전하겠다는 것이다. “가능하면 중앙마라톤에서 이 기록을 깨보고 싶다”며 정씨는 활짝 웃었다.



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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