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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침묵후 "문재인, 안철수 앞선다고는…"

중앙일보 2012.11.02 01:59 종합 3면 지면보기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오른쪽)가 1일 서울 견지동 조계사를 방문해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 스님과 만나 합장하며 인사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민주통합당 김한길(사진) 최고위원이 1일 지도부의 동반퇴진을 촉구하며 당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났다. 지난 6·9 전당대회에서 이해찬 대표에 이어 2위로 당선됐던 그는 이날 성명을 통해 “문재인 대선 후보가 쇄신을 거리낌 없이 이끌 수 있도록 현 지도부가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용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저부터 내려놓겠다”고 했다.

“정치쇄신 없이 정권교체 힘들어”
이해찬·박지원 동반퇴진 촉구
이·박 “내분은 안 돼” 사퇴 거부



 이름을 명시하진 않았지만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를 겨냥한 발언이다. 그는 사퇴 후 본지 인터뷰에서 지도부 사퇴론에 대한 입장을 자세히 밝혔다.



 -지도부 퇴진이 왜 필요한가.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내기 위해서다. 정치쇄신이 시대적 요구라는 것은 ‘안철수 현상’으로 확인된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지금껏 변화와 쇄신을 실천해내지 못했다. 정치 쇄신이 안철수의 전유물이어선 안 된다. 안 후보는 정치쇄신을 말로 할 수밖에 없지만 우리는 의지만 있으면 실천할 수 있다.”



 -지금 모습으론 정권교체가 어렵다는 건가.



 “후보 단일화가 된다 해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이기기가 쉽지 않다. 막연한 낙관론이 당에 팽배해 있다. 이제는 과감하게 문 후보가 정치쇄신을 주도하는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 그래야 당에 대한 실망과 불신 때문에 떠나간 사람들이 돌아오고, 단일화 국면에서도 우위에 설 수 있다. 박 후보에 대한 본선 경쟁력 면에서 문 후보가 안 후보보다 우위에 서면 호남 민심도 크게 환영할 것이다.”



 -현재로선 문 후보의 본선 경쟁력이 안 후보에게 뒤진다는 말로 들린다.



 “(한동안 침묵 후) 안 후보보다 앞서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최고위원 사퇴는 결과적으로 ‘문 후보 흔들기’로 이어질 수 있지 않은가.



 “그렇지 않다. 선대위 산하 ‘새로운 정치위원회’에서도 지도부 총사퇴로 의견을 모으지 않았나. 단일화 논의가 시작될 즈음의 문·안 지지율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 이전에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정치쇄신을 이루고 기득권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야 정치적 소득을 제대로 담아낼 수 있다.”



 - 문 후보와 지도부가 동의할 거로 보나.



 “나를 포함해 인적 쇄신이 출발점일 수밖에 없다. 이번 기회를 통해 문 후보가 결단의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도부의 다른 분들도 개인적으로 억울할지 모르지만 대선 승리를 위해 어떤 게 도움이고 어떤 게 부담인지의 잣대만 들이대면 답은 하나밖에 없다.”



 이해찬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이 대표는 의원총회장에서 “(정치쇄신과 관련해)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정권교체에 대한 간절한 소망 때문인 것으로 생각한다”며 “누구를 탓하고 그럴 상황이 아니며 김 최고위원이 사퇴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사퇴 의사가 없음을 표현한 것이다. 문 후보 역시 신중론에 섰다. 그는 이날 강원도 고성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완전한 퇴진이 이뤄져야 민주당의 쇄신 의지를 분명하게 보일 수 있다는 충정은 이해하지만 쇄신이 곧 지도부 퇴진은 아니다”고 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고려할 문제도 많기 때문에 저한테 맡겨주고 시간을 좀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 캠프 내에선 김 최고위원의 사퇴를 불쾌하게 보는 시각이 많다. 일각에선 ‘불발된 쿠데타’라는 말도 나왔다.



 ◆박지원 “여의도엔 표가 없다”=박지원 원내대표는 퇴진론에 대해 “지금은 내분의 모습을 보일 때가 아니다”라며 역시 사퇴 거부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총살당하면 어떻고 칼로 찔리면 어떠냐. 그래도 여의도엔 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2일 목포를 시작으로 광양·광주·해남·진도 등 호남을 훑고 전국 호남향우회 모임도 부르는 곳마다 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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