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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판 신토불이 ‘치산치쇼’ 캠페인 … 정부 예산만 1조3600억원

중앙일보 2012.11.02 00:39 경제 4면 지면보기
일본 정부는 로컬푸드를 활성화시키는 데 열심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농림수산성 주도로 ‘치산치쇼(地産地消)’란 이름의 로컬푸드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갈수록 수입 식품 비중이 늘어나는 걸 우려해 식량 자급률을 높이는 한편으로 일본 농가들에 돌파구를 마련해 주겠다는 취지다. 2020년까지는 칼로리 기준으로 식량자급률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치산치쇼는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은 그 지역에서 소비하자’의 준말로, 신토불이와 뜻이 비슷하다.


농협에 산지직판장 매장
주변 200~300개 농가 모여
매일 아침 포장한 상품 팔아

 일본 농림수산성은 치산치쇼 캠페인에 한 해 예산 1000억 엔(약 1조360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2004년부터는 학교 급식에서 지역 농산물을 사용하도록 권장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일본 초·중·고교의 급식 식재료 30%가 지역 농산물로 공급됐다.



 대부분 일본 치산치쇼 매장은 ‘산지직판장’ 형태다. 지역 농협이 99~660m²(30~200평) 매장을 내주고, 여기에 200~300개 농가들이 모여 채소와 과일, 육류·생선 같은 농수산물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농가가 매일 아침 직접 포장한 상품을 가져오고, 팔다 남은 것은 다시 가져간다. 재고 처리 부담은 있지만 그만큼 농가가 품질 관리에 신경을 써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다는 게 치산치쇼 매장이 활성화된 비결이다.



 일본 일부 지역 농협은 공동출하장을 설치해 대규모 거래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일본 대형마트들도 점포 안에 로컬푸드 매장 비중을 점차 늘리는 추세다. 자스코의 경우 과일과 채소를 중심으로 로컬푸드 매장에서 20여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전체 농산물 판매 중 약 20% 비중을 차지한다.



 미국·캐나다에서 진행 중인 ‘100마일 다이어트’도 로컬푸드 캠페인의 일환이다. 내가 사는 곳에서 100마일(약 160㎞) 반경 안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소비하자는 것이다. 농민들이 직접 기른 농산물을 판매하는 ‘파머스 마켓’에서 생산자와 소비자 간에 직거래가 이뤄진다. 2000년 미국 전역에 2800여 개였던 파머스 마켓은 올 8월 7800여 개가 될 만큼 호응이 좋다. 동부 노스캐롤라이나 주는 매달 식자재 구입 예산 중 10%를 로컬푸드를 사는 데 쓰자는 ‘10%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2010년에 처음 시작해 현재까지 6000여 명 주민이 참여, 약 2500만 달러(273억원)의 거래가 이뤄졌다.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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