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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중기인력난 미스매치 해법은 산업기술대

중앙일보 2012.11.02 00:05 경제 10면 지면보기
장정훈
경제부문 기자
경기도 반월·시화공단에 있는 중소기업 HS하이테크의 강능석 부사장은 요즘 출근길이면 휘파람이 절로 나온다고 한다. 김 부사장은 “중기 하는 사람들 가장 힘든 게 젊은 인재를 뽑는 것”이라며 “그런데 우린 공단 안에 있는 한국산업기술대 졸업예정자를 어려움 없이 채용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웨이퍼를 세척하는 기계부품을 납품한다. 강 부사장은 “산기대생은 현장 적응도 엄청 빠르다”며 “좋은 인재를 구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해 생산라인도 증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 해 쏟아지는 대졸자만 66만여 명. 반면 대기업(상장사 409개)의 대졸자 신입 채용은 3만2000여 명에 불과하다. 그래도 모든 대졸자가 대기업에만 목을 매다 보니 재학 중에는 토익·어학연수 같은 ‘스펙 쌓기’에 골병이 든다. 졸업 후엔 취업학원을 돌며 자기소개서 쓰는 법부터 인·적성시험, 면접 요령까지 과외를 받는다. 하지만 제아무리 스펙을 쌓고 과외를 받아도 구조적으로 모든 대졸자가 대기업에 가는 건 불가능한 현실이다.



 그런 한편에서 많은 중기는 젊은 인력 구인난을 겪고 있다. 기술 명맥조차 끊길 위기다. 산기대 오재곤 입학홍보처장은 “대졸자들한테 눈을 낮춰 중기에 가라는 건 소귀에 경 읽기나 다름없다”며 “평소 중기와 통(通)하게 하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망 중기 정보를 알려 주고 재학 중 현장 체험 등을 통해 적성에 맞는 중기를 고를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거다. 반월·시화공단에 있는 산기대생들은 재학 중 근처 중기 근로자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고 기술 개발 과제를 공동 수행한다. 그 결과 졸업생 90% 이상이 별다른 거부감 없이 공단 내 유망 중기에 취업한다. 이직률도 낮다.



 전국에 국가가 관리하는 산업단지만 47곳이다. 여기엔 우리 산업의 근간인 중기가 몰려 있다. 수도권을 비롯해 충청·호남·영남 등 권역별로 산기대 같은 대학을 한 개씩만 유치하면 어떨까. 중기의 경쟁력 향상은 물론 청년실업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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