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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아찧는 달 토끼, 39억년 전 운석 충돌 흔적"

중앙일보 2012.10.30 02:07 종합 2면 지면보기
달 표면에서 육안으로 살펴볼 수 있는 ‘달 토끼’ 모양은 39억 년 전 거대 운석과 충돌한 흔적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일본 달 탐사위성 가구야 자료 분석
직경 300㎞ 운석 충돌 암석 녹아
지구 쪽 표면 86%에 분지 형성

일본의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산업기술종합연구소 연구팀은 29일 “달의 지구 측 표면에 있는 검은 (토끼 모양의) ‘프로셀라룸(Procellarum) 분지’는 직경 300㎞의 거대한 운석과 충돌한 흔적임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논문을 이날 영국의 과학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 인터넷판에도 게재했다.





 지구에서 바라보는 달 표면은 검은 빛을 띠어 ‘바다’로 불린다. 이곳엔 평평한 지형이 많다. 반면 지구 반대쪽 표면은 희끗희끗하다. 표고가 높아 ‘고지(高地)’로 불리는 지형이 많기 때문이다. 전 세계 학자들이 그 차이를 만든 원인을 둘러싸고 그동안 여러 주장을 펼쳤다. 검은 ‘바다’ 생성의 원인이 운석과의 충돌 때문이라는 지적도 그동안 여러 차례 있었다. 하지만 실제 관측된 데이터를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일본의 달 탐사위성인 ‘가구야’가 2007년부터 2009년에 걸쳐 관측한 달 표면 7000만여 곳의 반사광 데이터를 컴퓨터로 분석했다. 운석 충돌 시 고온으로 암석이 녹아 생기는 ‘저칼슘 휘석(輝石)’이란 광물의 분포를 조사한 것이다. 그 결과 ‘저칼슘 휘석’의 분포는 달 토끼 모양의 ‘프로셀라룸 분지’와 거의 일치했다. 즉 거대 운석의 충돌로 인해 달의 직경 3476㎞의 86%에 달하는 직경 3000㎞의 흔적이 남게 됐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달 표면의 광범위한 달 토끼 모양의 형태는 이 분지가 생긴 뒤 분출한 용암이 쌓여 검게 형성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와타베 준이치(渡部潤一) 국립천문대 교수는 “달의 생성 역사라는 수수께끼에 한 발짝 다가가는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나카무라 료스케(中村良介) 산업기술종합연구소 연구그룹장은 “달은 지구 인력(引力)의 영향으로 항상 같은 면을 지구 쪽에 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왜 ‘(검게 보이는) 바다’가 많은 쪽이 지구 쪽이 된 것인지 아직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며 “겉과 뒤가 비대칭인 달의 모양이 그 원인이 됐을 가능성에 대해 연구를 계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불교 설화에서 나온 달 토끼 신화



산속에 토끼와 여우·원숭이가 지쳐 쓰러진 노인을 발견했다. 세 짐승은 먹을 것을 찾아나섰는데, 원숭이는 도토리를, 여우는 물고기를 가져왔다. 나뭇가지 몇 개만 주워온 토끼는 여우와 늑대에게 불을 지피게 하고 스스로 불 속에 몸을 던졌다. 제석천(帝釋天·하느님)은 토끼의 자비심을 전하기 위해 토끼를 달로 보냈다. 18세기 청나라 황제 의복에는 ‘불로불사의 약을 찧고 있는 토끼’ 그림이 있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방아 찧는 토끼’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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