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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막장 … 브라질 셰프 “이맛이야”

중앙일보 2012.10.30 00:58 종합 31면 지면보기
브라질 스타 요리사 아탈라는 29일 경동시장에서 “된장?고추장 등 한국 발효음식의 맛이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신동연 기자]


“빨리 요리하고 싶네요. 야채·생선·고기 등 갖가지 식재료들이 하나같이 정말 신선해요. 향도 좋고요.”

경동시장 찾은 알렉스 아탈라
이쑤시개로 발효음식 시식
“들깨송이·냉이 스프 만들 것”
‘서울고메’참가차 첫 방한



 브라질 요리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요리사 알렉스 아탈라(44)는 한국에서의 첫 아침을 서울 제기동 경동시장에서 맞았다. 한국의 식재료를 알아보기 위해 29일 오전 시장구경에 나선 것이다. 아탈라는 시장 안 가게들을 돌아다니며 당귀와 미나리·김 등을 뜯어먹어 보고, 건새우·멸치 등 말린 해산물을 꼼꼼히 살폈다. 특히 장 가게에선 발길을 떼지 못했다. 된장·고추장·막장 등을 조금씩 이쑤시개로 떠먹어보며 “발효음식의 복잡한 맛이 감동적”이라고 감탄했다.



 아탈라가 운영하는 브라질 상파울루의 식당 ‘돔’(D.O.M.)은 올해 영국 외식전문지 ‘레스토랑’이 선정한 ‘세계 베스트 50 레스토랑’에서 4위에 올랐다. 그는 30일부터 11월 3일까지 서울 세종대와 롯데·신라·플라자 호텔 등에서 진행되는 ‘서울고메 2012’에 초청받아 서울에 왔다. 첫 방한이다. 올해로 4회째인 ‘서울고메’는 서울고메조직위원회(위원장 구삼열)가 주최하는 음식 축제다. 아탈라 외에도 독일 최초로 미슐랭 3스타 셰프가 된 토마스 뷰너 등 세계 정상급 요리사 7명이 요리 강좌와 갈라디너 프로그램 등을 진행한다.



 브라질에서 태어난 아탈라는 19세부터 벨기에·프랑스·이탈리아 등에서 요리사 생활을 하다 26세 때인 1994년 상파울루로 돌아왔다. “아무리 노력해도 프랑스 요리, 이탈리아 요리로는 세계 제일이 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라고 했다. “어려서부터 익숙한 브라질 음식은 내가 제일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이 있었다. 99년 레스토랑 ‘돔’의 문을 열었고, 석 달 전엔 예약해야 할 정도로 인기있는 식당으로 키웠다. 그의 식당은 ‘브라질 음식 전문’을 표방한다. “브라질에 오는 사람들이 프랑스 음식이나 이탈리아 음식 먹고 싶어서 오겠느냐”는 게 그 이유다.



 ‘돔’의 특징은 식재료다. 아마존 지역의 식재료를 90% 이상 사용한다. “아마존 지역에서 나오는 과일만도 200종류가 넘고, 야채도 300가지에 달하죠. 야생 식재료로 세상 어디에도 없는 브라질 요리의 풍미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아마존 식재료를 고집하는 또 다른 이유는 “요리가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고리가 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그는 “원주민들이 식재료를 얻기 위해 채집·수확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그들의 생활을 안정시키는 일”이라며 “그 일자리가 없다면, 나무를 베고 도로나 건물을 짓는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11월 1일과 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진행하는 갈라디너에서 그는 한국의 식재료로 브라질 요리를 만들 생각이다. “오늘 경동시장에서 먹어본 들깨송이와 냉이를 스프 만들 때 쓰려고요. 향미가 풍부한 스프가 될 것 같아요.”



 이번에 한식을 처음 접해본 아탈라는 “찬 것과 뜨거운 것의 조화가 감명 깊었다”고 말했다. 또 “뜨거운 꽃등심과 차가운 물김치의 맛이 기막히게 어울렸다”며 “한식을 더 먹어보고, 더 배우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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