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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재취업 수기 장려상 문승일씨 “왕년의 나 버려야”

중앙일보 2012.10.30 00:55 종합 31면 지면보기
“How old are you?(몇 살입니까)”


I’m only 62 years old

 “I’m 62 years old(예순둘입니다).”



 구직활동 4개월여 만인 올 5월 첫 면접에 나선 문승일(62·사진)씨와 면접관의 대화는 이렇게 시작됐다. 영어회화 가능자를 우대한다는 이 회사의 첫 질문은 이력서에 뻔히 적혀있는 ‘나이’였다. 예순이 넘은 그에게 재취업의 문은 굳고 단단했다. 그는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29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제2회 중견전문인력 재취업 성공수기’ 시상식에서 장려상을 받은 문씨의 체험담이다.



 4개월여 기다린 끝에 첫 면접에 낙방했지만 묘한 자신감이 생겼다. ‘간절히 원하니 면접 기회가 오더라’는 생각이었다. 그때부터 아들의 도움을 받아 이력서를 50여 회나 수정했다. 취업 도전장을 낸 업체만도 130여 곳에 달했다. 올 2월 전경련 중견전문인력 종합고용지원센터에서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고 산업체 우수강사 모집’ 안내문을 받았다. 취업하려는 학생들에게 회사에서의 실전경험을 미리 전하는 자리였다. 연봉도 2700여 만원에 이르렀다. 문씨는 “나를 위한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20여 년간의 엔지니어 실력에 더해진 인생살이 경험, 이 모든 걸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3월 말 그는 ‘다음 달부터 출근하라’는 합격통보를 받았다. 함께 취업준비를 하던 아들도 같은 날 은행에서 합격통지를 받는 행운이 겹쳤다.



 문씨는 재취업 성공 비결을 “‘왕년의 나’는 버리되, 강점은 버리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문씨에겐 엔지니어로서의 경험과 어학 능력이 강점이었다. 그는 요즘 헬스클럽과 스피치 학원에도 등록했다. “적어도 일흔 살까지는 일하기 위해서”다. “만일 첫 면접 같은 상황이 다시 온다면 ‘I’m only 62 years old(겨우 예순둘입니다)’라 답하겠다”며 웃었다.



사진=공정식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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