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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합주 표심 요동 … 살 떨리는 미 대선

중앙일보 2012.10.30 00:42 종합 21면 지면보기
일요일인 28일 오후(현지시간) 미 연방재난본부(FEMA)를 찾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와이셔츠 차림에 소매를 걷어붙인 모습이었다. 그는 “이번 허리케인은 이동 속도는 느리지만 엄청난 위력을 지녔다”며 “대비에 만전을 기하자”고 역설했다. 오바마는 허리케인 북상으로 이날 예정됐던 플로리다주 올랜도 유세를 포함해 버지니아·오하이오·콜로라도주 유세일정을 모두 취소 혹은 연기했다. 밋 롬니 공화당 후보는 허리케인 피해가 예상되는 버지니아 유세를 취소하는 대신 오하이오를 찾았다. 그는 주민들에게 “재난이 닥쳤을 때 더 강한 미국인의 모습을 보여주자”고 말했다.


오바마는 버지니아서 뒤집고, 롬니는 뒤지던 오하이오서 따라잡아
양 캠프 소송 대응팀까지 가동

 2012 미국 대선(11월 6일)을 일주일 남겨놓고 두 후보의 언행에선 선거가 쏙 들어갔다. 피해지역이 8개 주에 달하고, 정전이 예상되는 가구만 1000만에 달하는 초대형 허리케인 샌디가 미 동부지역을 강타했기 때문이다. TV와 신문에서도 선거 얘기는 뒷전으로 밀렸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맞는 두 후보 진영의 속은 바짝바짝 타 들어간다.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스윙스테이트(경합주)의 판세는 오히려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두 후보가 승리하기 위해 반드시 차지해야 하는 오하이오에선 이날 눈에 띄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오하이오의 8개 지역신문 연합체인 ‘오하이오신문기구(ONO)’ 조사에서 오바마와 롬니가 49%로 동률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한 달 전만 해도 ONO는 오바마가 51%로 46%에 그친 롬니를 앞선다고 발표했었다. 롬니 측은 반색했다. 반면 오바마 진영은 “조사기간이 10월 18~23일이어서 22일의 3차 TV토론 결과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오래된 버전”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롬니가 근소한 차이로 우세를 지켜온 버지니아에선 정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 조사에서 51%를 차지한 오바마가 47%에 그친 롬니를 오차 범위 이상 앞선 것이다. 콜로라도에서도 뒤지던 오바마가 롬니를 따라잡았다고 발표됐다.



 그런가 하면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바마 우세지역으로 분류됐던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의 경우 롬니와의 격차가 줄면서 경합지역으로 분류하는 언론이 늘었다.



 여론조사기관마다 수치는 다르지만 전반적인 판세는 롬니가 전국 지지율에서 앞서고 대선의 승자를 가리는 선거인단 확보 경쟁에선 오바마가 앞서고 있다. 그러다 보니 두 후보 진영에선 선거 이후에 있을 투표 분쟁에 대비해 대규모 법무팀까지 가동하고 있다. 대법원 소송까지 벌어졌던 2000년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가 전국 득표에서 뒤지고 선거인단에서 이긴다면 승복 여부와 제도의 문제점을 둘러싼 논란 등 선거 후유증이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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