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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ETF 상품 수수료 비슷한데 수익률 왜 다를까

중앙일보 2012.10.30 00:39 경제 4면 지면보기
요즘 펀드 시장은 ‘펀드의 종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어렵다. 그래도 돈이 들어오는 펀드가 있다. 바로 상장지수펀드(ETF)다. ‘도토리 키 재기’식 수익률 경쟁에서 수수료(보수)가 싼 게 ‘갑’인 시장이 됐다. ETF의 가장 큰 장점은 싼 보수다.



 ETF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유형은 레버리지ETF다. 특정 지수 움직임의 두 배만큼 움직이기 때문에 화끈한 오르내림을 좋아하는 국내 투자자가 선호한다. 현재 순자산 규모가 1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레버리지를 비롯, 총 4개가 1조6000억원 규모로 상장돼 있다. KODEX레버리지를 빼면 나머지 3개는 존재감이 쇠털처럼 가볍다.



 수익률은 그러나, 반대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은 덩치가 가장 작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레버리지가 14.69%로 같은 기간 KODEX레버리지(13.79%)를 1%포인트 가까이 앞선다. 2년 수익률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레버리지가 -8.43%로 KODEX레버리지(-11.03%)를 2.6%포인트 웃돈다.



 ETF는 특정 지수의 오르내림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기 때문에 펀드 매니저가 어떤 종목을 선택하느냐는 문제가 안 된다. 이론적으론 펀드 운용에 들어가는 비용, 곧 수수료를 제외하면 수익률은 운용사에 관계없이 같아야 한다.



 그런데 수익률이 차이 나는 이유는 뭘까. 일단, 수수료가 문제다. 한국투신운용은 지난달 KINDEX레버리지의 수수료를 총 투자자금의 0.7%에서 0.3%로 낮췄다. 4개 중 가장 낮다. 반면 KODEX레버리지는 6월 수수료를 내리긴 했지만 0.79%로 여전히 가장 높다. 0.5%포인트 가까이 벌어지는 수수료 차이가 수익률 차이를 만든 셈이다.



 그런데 수수료 차이만 가지고는 KODEX레버리지와 TIGER레버리지의 수익률 차이를 설명하기 어렵다. 두 ETF의 수수료 차이는 0.09%포인트. 그러나 2년 수익률 차이는 2.6%포인트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단순하게 수수료 이외에도 ETF 유형이 재간접형이냐 파생형이냐가 성과 차이를 만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간접 유형은 펀드에 다른 펀드가 자산의 40% 이상 들어간 경우를 말한다. KODEX레버리지는 다른 ETF를 58%(7월 기준) 편입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자산운용의 코스피200지수 추종 ETF인 KODEX200을 30% 편입하고 있다. KODEX200의 수수료는 0.35%다. 곧, 원래 내야 하는 KODEX레버리지의 수수료 이외에 KODEX200의 수수료 0.35%를 이중으로 내야 한다는 얘기다. 반면 TIGER레버리지는 다른 ETF 편입 비중이 35%에 못 미친다. 이 가운데 TIGER200의 비중은 24%, 수수료는 0.15%에 불과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수수료를 낮추려면 재간접 구조가 부담이 됐다”며 “2010년 설정 때는 운용 능력이 부족해 재간접으로 했지만 노하우가 쌓인 뒤인 지난해 11월 파생형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서정두 한국자산운용 AI운용본부장은 “올 1월 레버리지ETF를 출시하면서 보수를 낮추기 위해 파생형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수수료가 싸지면서 점유율이 늘었다. 주간 거래량이 80만주에도 못 미치던 KINDEX레버리지는 최근엔 거래량이 150만주 안팎으로 늘었다. 지난해 보수를 내린 미래에셋운용은 올 들어 ETF 순자산을 40%가량 늘렸다.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ETF본부장은 그러나 “다른 레버리지 ETF와 달리 KODEX레버리지는 규모가 크기 때문에 파생형으로 만드는 데는 운용의 어려움이 있다”며 “파생형으로 바꾸려면 수익자 총회를 거쳐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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