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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에 헤리티지 살린 매장 연 디올

중앙일보 2012.10.30 00:06



‘뉴 룩’으로 압축되는 브랜드 역사…11개 코드에 담아 한 곳서 본다

 우리가 ‘명품’이라 부르는 브랜드들에게 있는 것. 바로 오랜 시간 동안 지켜온 전통이다. 좋은 이미지와 디자인, 제품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세월이 주는 품격은 흉내 낼 수가 없다. 화장품도 예외는 아니다. 역사가 있는 브랜드만이 이야기할 수 있는 ‘헤리티지’를 보여주고자 하는 디올의 행보가 대표적이다. 디올은 지난주 자신들의 시간을 담은 ‘뉴 룩 카운터(위 사진)’를 오픈했다.



 매장이나 제품을 아무리 고급스럽게 꾸민다고 해도, 그 순간 브랜드가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요즈음의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역사’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패션디자이너에서부터 시작된 브랜드의 경우는 ‘아티스트’라고 부를 수 있는 브랜드 창립자의 감성이 시간과 함께 녹아져 있어 더욱 빛을 발한다.



 1940년대 디자이너 크리스찬 디올에서부터 출발한 화장품브랜드 디올이 이달 26일 롯데백화점 잠실점 매장을 ‘뉴 룩 카운터’로 재단장해 오픈했다. 이 매장은 국내 70개의 디올 매장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매장이다. 디올이 자신들의 헤리티지를 강조한 매장으로, 세계적으로 30여 개만 운영할 계획이다. 롯데 잠실점에 오픈한 매장은 이 중 하나여서 의미를 가진다.



디올의 의상일러스트
 ‘뉴 룩’은 브랜드 창립자인 디자이너 디올이 1947년 발표한, 허리가 잘록하고 스커트 부분은 부풀린 의상스타일을 말한다. 이후 80여 년이 흘렀지만, 뉴 룩은 ‘새롭다’는 의미와, 당시로서는 혁명적이라 할 만큼 독창적이었던 디자인을 상징하는 단어로 여전히 살아있다. 디올의 모든 것을 한 단어로 압축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디올에게 특별한 단어인 ‘뉴 룩’을 매장 이름에 붙인 만큼, 매장은 디올의 정신을 온전히 살렸다. 살아생전 디자이너 크리스찬 디올이 소중하게 생각했던 상징적인 문양과 코드들이 매장 곳곳에 담겨있다. 디올은 이를 ‘디올 코드’라 부르는 데, 뉴 룩 카운터에는 11개의 디올 코드가 담겨 있다. 미디어를 통해서 간접적으로만 볼 수 있었던 프리미엄 브랜드의 역사를 직접 보고 확인 할 수 있는 장소다.



한국에 단 하나뿐인 자도르 아티스트 에디션



이곳에서 디올 코드 외에 눈 여겨 봐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세계에 단 1000개만 만드는 향수 ‘자도르’의 아티스트 에디션이다. 디올의 대표 향수인 자도르를 유리공예 장인이 만든 용기에 담은 것이다. 국내에는 한개만 들어올 예정으로 가격은 400만원에 달한다. 12월 중에 입고될 예정이어서 그 전에는 모형이 전시된다.



뉴 룩 카운터에 담겨있는 주요 디올 코드



1 별 - 1946년 크리스찬 디올은 프랑스 포부그 상트 오노헤 거리에 있는 영국대사관 앞을 지나가다 별 모양의 돌에 걸려 넘어졌다. 그는 이후 별을 주요한 모티브로 삼았다. 별은 그가 유년기를 보낸 고향집의 베란다 바닥을 장식한 모자이크 무늬이기도 했다. 후일 디올은 이를 몇 가지의 향수병 바닥에 새기기도 했다.



2 몽테뉴 애비뉴 - 디올은 매우 관찰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1946년 디올은 어느 호텔에서 세련된 한 무리의 여성들을 보고 매료됐고, 1년 후 자신의 패션하우스를 같은 곳에 냈다. 그 장소가 바로 몽테뉴 애비뉴다.



3 디오리시모 - 디올은 패션쇼에 내보내는 옷의 안단에 은방울꽃을 넣어 놓곤 했다. 쇼가 잘되길 바라는 미신적 의미였는데 그는 후에 향수병을 디자인하면서 옷의 주름이 만드는 곡선으로는 몸체를, 은방울꽃 모양으로는 뚜껑을 만들어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 냈다고 한다. 이 향수가 디오리시모다.



4 몽테뉴 체어 - 디올은 자신의 첫 쿠튀르 하우스에 베르사이유 궁전과 18세기의 장식들을 이용해 실내를 채웠다. 몽테뉴 체어는 그 중 등 부분에 메달리온이 장식된 안락의자다. 루이 델라누가가 1769년에 다자인한 것이다. 루이 16세풍으로 디올은 유년시절에 자주 봤던 타원형 등받침을 좋아했다.



5 보우 리본 - 디올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리본이다. 디올은 보우리본을 허리에 묶거나 옷에 달아 여성스러움과 프랑스 왕실의 느낌을 나타냈다. 디올의 대표 향수격인 ‘미스 디올’의 패키지에도 리본이 달려있다.



6 부채 - 디올은 유독 부채를 좋아한것으로 알려져 있다. 17세기 부채는 부유한 상류사회를 나타내는 상징물이었다. 그는 오트 쿠튀르쇼 중에 부채를 한정판으로 선보이곤 했다. 부채에 그려진 장식은 보통 향수의 향기를 나타내거나 론칭을 앞둔 새로운 제품이었다.



7 골드 - 전쟁이 끝난 후 디올은 여성들에게 풍요로움과 화려함을 다시 선사하고 싶었다. 그 소재가 된 것이 황금이다. 황금은 18세기 장식스타일과 베르사이유 궁전에서 볼 수 있는 ‘럭셔리’를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었다. 그는 이를 통해 여성들이 다시 꿈꾸기를 원했다. 디올은 첫 컬렉션에서부터 황금을 테마로 사용했다. 향수병을 만드는 데도 사용했다.



<글=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사진=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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