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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유주열] 美대선과 중국 때리기

중앙일보 2012.10.29 10:39
미국의 대통령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현재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의 롬니 후보가 박빙의 선거를 치루고 있다. 서로가 서로에 대한 막말과 책임전가도 심해지고 있다. 그 중 중국 때리기(China bashing)가 선거용 레토릭이라고 하지만 심상치 않다. 이 달 들어 3차례의 대선후보 TV 토론회에서 중국이 53회나 언급되었다고 한다. 일본은 한 번도 거론 되지 않은 것과 대조적이다. 오바마나 롬니 후보는 중국을 때려야 대통령다운 힘을 보여 주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인기 코너 ‘개그콘서트’의 ‘용감한 녀석들’처럼 오바마는 롬니에게, 롬니는 오바마에게 서로 중국에 대해 ”너의 용감함을 보여줘!“ 라고 외치고 있다.



사실 후보들도 중국이 미국에게 중요한 협력 동반자임을 잘 알고 있으나 선거 막바지가 됨에 따라 포퓰리즘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미국대선의 이슈로는 ‘사회보장’ ‘의료보험’ ‘일자리 창출’등이지만 ‘일자리창출’에 이르면 모두가 중국 탓으로 돌리고 싶어 한다.오바마는 롬니가 중국에 일자리(고용)를 수출하는 기업에 더 많이 투자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롬니는 오바마가 붓고 있는 연금이 중국에 투자되고 있는 사실을 모르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중국도 정권이 이양되는 제18차 당 대회가 미국 선거(11.6) 이틀 후(11.8)로 가장 민감한 시기이다. 중국은 중국의 대미수출 상당부분은 미국이 투자한 외자기업에서 생산한 제품으로 중국에서 정작 돈을 벌어가는 사람은 미국사람인데 중국을 동네북처럼 때리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주장한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미국의 공화당에 가깝다. 공화당의 대외정책은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어 안정성이 있고 예측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과거 친중적인 아버지 부시 대통령도 공화당 출신이다. 그러나 이번의 롬니 후보는 과거 공화당 후보와 다르게 보고 있다. 당선되면 중국을 환율조작국의 라벨을 부치고 제제관세도 부과하겠다고 벼루고 있어 롬니 후보를 좋게 볼 수는 없다. 오바마도 아시아 복귀정책(pivot to Asia)을 펴고 있어 불편하긴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오바마가 당선되면 대중정책에 큰 변화가 없으리라는 기대가 있다. 오바마가 재선되든 롬니가 당선되든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중국의 부상을 피할 수도 막을 수도 없는 현실 때문에 미국 대통령은 중국을 동반자로 삼아 잘 지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유주열 전 베이징 총영사=yuzuyou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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