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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임대희]중국의 지방 토지개발 정책과 대학의 협조

중앙일보 2012.10.29 10:16
중국에서 주택과 관련된 세금은 지방세이다. 따라서, 지방정부와 관련된 부서에서는 주택건설을 촉진시키기 위해서 무척 힘을 들이는 편이다. 여기에는 지방의 당조직도 크게 간여된다. 주택건설 자체는 주택건설 업체에 토지를 제공하고 짓도록 하면 되지만, 그것이 제대로 분양되도록 하려면 지방정부 나름대로 정책적으로 이를 촉진시킬 필요가 있다. 따라서 고려되어야 하는 부분이 지하철 등의 교통편의가 큰 비중을 차지하였지만, 이는 지방정부로서는 큰 비용이 드는 사업이었으므로 보류가 되어 왔었다.

그와 더불어 새로 짓는 주택단지가 매력을 갖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였다. 이에 동원된 것이 대학촌을 만드는 것이었다. 최근 10여년 동안에 각 지역에서는 기존의 대학을 새로운 캠퍼스를 옮기는 사업을 벌였다. 가령, 남경시를 예로 든다면, 남경의 동남쪽으로 지하철 1호선을 연장하면서 그 종착역 부근에 대단위 신규 캠퍼스를 건설하도록 하였고, 남경의 동북쪽으로 지하철 2호선을 건설하면서, 그 노선에서 1~2㎞ 북쪽으로 각 대학들의 신규 캠퍼스를 동서로 5개 전철역이나 이어질 정도로 대단위 대학교 단지를 건설하도록 유도하였다. 시내에는 구(舊)캠퍼스를 남겨두고 교외에 새로 본(本)캠퍼스를 만드는 것이었다. 이렇게 되니, 자연적으로 외국인학교도 그곳에 들어오게 되고, 주재원들은 아이들을 외국인학교에 넣으려고 이 부근에 거주지를 마련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러한 토지는 계획 당시에는 농사를 짓고 있던 지역이었다. 각 대학에 상당히 매력적인 조건을 제안하였다. 그 부지를 확보하는 비용을 모두 은행에서 융자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혹시라도 대학에서 그 이자를 못 갚는 경우가 생긴다면 그 이자를 일시적으로 대납해 주겠다는 언질도 주었다. 그리고, 그곳에 거주하고 있는 원주민들을 다른 곳으로 이주하도록 물의없는 행정적인 지원도 아낌없이 추진해 주었다.

지방정부의 입장에서는 새로 건설하는 지하철에서 가까운 곳에 대학을 유치하면, 지하철에서 그 대학 캠퍼스까지의 사이에 위치하는 공간에는 신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더라도 상당히 고급 주택단지가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항주시 같은 경우에는 항주시에 관할하는 항주사범대학을 처음에 옮겨서 시재정 증대에 상당히 효과를 보게되자, 항주시에서는 다시금 항주사범대학을 더욱 외곽지역으로 옮기겠다고 나서기도 하였다. 항주시에서는 항주사범대학의 발전을 위해서 여러 분야에서 어마어마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므로, 학교의 수준이 달라지기도 하였다. 따라서 이제는 항주사범대학에서도 이를 흔쾌히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애초에 이러한 방침을 실행하던 10여년 전에는, 아직 각지의 대학측에서 반신반의하면서, 학교내부의 의견수렴에서 망서릴 수 밖에 없었다. 어떤 A대학은 초기에 이 제안을 받아들여서 상당히 넓은 부지를 확보하려고 했으나, 학내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애초에 합의된 부지의 2/3에 해당하는 면적만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양보해서 학내의 동의를 얻어내기도 하였다. 또 어떤 예술계 대학에서는 이러한 제안을 아예 들은 척도 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러한 태도가 그 당시에는 참으로 훌륭하다고 칭찬받기도 했었다. 그런데, 10여년이 지난 지금에는 이런 새로운 캠퍼스가 제대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상황에서는 A대학의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그 당시 아예 지방정부가 권유하듯이 그 부지면적을 모두 다 받아들였다면 훨씬 좋았을 것이었다고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자주 눈에 띄인다.



항주시나 남경시와 같은 경우에는 이러한 대학 캠퍼스 건설을 토지 개발과 연계시켜서 성공한 경우이다. 그것은 부동산 경기의 상승세를 탔기 때문이기도 하였지만, 도시내부에 대학이 들어갈 수 있는 입지여건을 잘 선정하였기 때문이었다. 또한, 제2차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 중앙정부가 각 지역에 지하철을 대거 건설하는 정책을 썼는데, 이를 통해서 지방정부는 그동안 몹시 바라던 바를 추진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무한시나 남경시 등지에서는 한꺼번에 14개 노선의 지하철 건설이 진척되고 있다.



그러나, 토지개발과 대학캠퍼스 및 지하철 개통이 제대로 어울리지 않는 곳은 캠퍼스 자체가 활성화되지 못 하면서 여러 가지 불편도 따르고 있다. 가령, 북경시의 경우에는 본(本)캠퍼스는 그대로 시내에 두면서 도시 북쪽인 창평(昌平)에 제2캠퍼스를 크게 건설하였으나, 지하철의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아 교통이 크게 불편하였으므로 각 교수들에게 2인1실로 연구실이 마련되어 있는데도 연구공간으로는 활용되지 않고 있다. 물론 학생들은 캠퍼스 내에 있는 기숙사에 머물고 있으므로, 통학해야 하는 불편은 없었으며 교육공간으로는 지장이 없었다. 산동성 제남시의 경우는, 제남시에서 태산으로 가는 중간에 새로운 제2캠퍼스를 마련했는데, 도심에서도 너무 멀고 주변에 아무 것도 없는 허허벌판에 세워놓은 것이므로, 도저히 활성화되기에 어려운 상황이다. 이렇게 살펴보니, 각지의 토지개발의 장기계획 자체가 현실에 부합하는지, 또는 종합적으로 상승효과를 낼 수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데, 결국 애초에 그렸던 큰 그림이 타당했을 경우에 매우 효용성도 컸음을 알게 된다.



임대희 경북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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