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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겨냥한 파업·집회 … 표 급한 후보들 앞다퉈 참석

중앙일보 2012.10.29 02:10 종합 3면 지면보기
민주노총 소속 회원들이 27일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비정규직 노동자대회’에 참석해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27일 오후 5시 서울역 광장. 민주노총 조합원과 시민단체 회원 등 2000여 명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현재 가장 큰 과제는 경제민주화도 복지국가도 아닌,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악법을 폐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각당 대통령선거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심상정 진보정의당 대통령 후보는 “대기업의 비정규직 사용을 법으로 제한하겠다”고 말했다.

법외노조 전공노 총회에 간 문재인
박근혜 대리참석, 안철수 영상축하
사회보험 6개 노조 첫 공동파업
자신들 뜻 수용하는 후보 지원키로



 12월 19일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노동조합과 재야단체의 파업·집회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대선 후보나 당 관계자가 직접 참여하는 행사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대선 때 표를 얻으려는 정치권과 이를 기회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단체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사회적 혼란이 우려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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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연금·국민건강보험·근로복지 3개 공단 6개 노조로 구성된 사회보험개혁공대위(공대위)는 31일 하루 총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그간 각 노조가 개별적으로 파업을 한 적은 있지만 공동파업은 처음이다. 필수공익사업장인 산재의료원과 건보공단 일산병원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장 노조원 1만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공대위는 대선주자들을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여는 파업 집회에 초청했다. 조창호 공대위 대변인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직접 참석하고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영상 메시지를 보내겠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참석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고용노동부가 “(근로조건 개선이 아닌) 정부 정책 변경을 주목적으로 하는 파업은 불법”이라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공대위 요구사항 가운데는 ▶사회보험 관장부처 일원화 ▶기획재정부의 일률적인 임금인상지침 반대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에 따른 구조조정 중단 등이 포함돼 있다. 공대위는 징계를 받더라도 총파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남형 근로복지공단노조 조직실장은 “평소 조합원들이 소극적으로 주장해온 요구사항들이 대선과 맞물리면서 적극적으로 표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대위는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수용하는 후보에 대해서는 조직적인 선거 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선 주자들이 노조 집회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일 열린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 총회에도 문재인·심상정·이정희(통합진보당) 후보가 참석했다. 박근혜 후보는 심재철 당 최고위원을 통해, 안철수 후보는 영상 메시지를 보내 축하인사를 전했다. 전공노는 현행법상 합법적인 노조 자격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법외 노조’다.



 다음 달에도 대선 주자들의 친노동계 행보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노총은 다음 달 17일 여의도 노동자대회에 대선 주자들을 초청했다. 10~11일 민주노총 노동자대회에도 일부 대선주자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야단체들도 대선 때까지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대부분 비정규직 철폐와 신자유주의 반대 등 정치적 이슈를 내걸고 있다. 다음 달 3일 서울광장에는 전교조·한국대학생연합 등이 주최하는 범국민대회가 예정돼 있다. 같은 날 쌍용자동차 해고자, 제주 강정마을 주민, 용산 사건 유족이 모인 연대기구인 ‘스카이공동행동(SKY ACT)’도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열기로 했다. 경찰은 스카이공동행동의 집회에 대해선 집회신고를 먼저 한 단체가 있다는 이유로 허가하지 않았다. 27일에는 전국농민총연맹의 농민대회가, 12월 중에는 좌파성향 단체인 ‘민중의 힘’ 집회가 서울광장에서 예정돼 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후보 간 (지지)격차가 근소해 각 당이 노조 등 조직화된 대중의 표를 얻는 데 매달리고 있는 것 같다”며 “일반 유권자보다 특정 단체를 더 의식하는 모습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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