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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그늘 … 이사 못 가고, 이혼 늘고

중앙일보 2012.10.29 01:29 종합 15면 지면보기
경기도 광명시에 사는 김모(32·여)씨는 집이 팔리지 않아 요즘 걱정이다. 20평대 아파트를 부동산에 내놓은 지 한 달이 넘었는데도 집 보러 온 사람은 한 명뿐이었다. 친정 가까운 쪽으로 옮기려고 이사 갈 집을 계약해 뒀지만 기존 집이 팔리지 않으니 이사도 못 갈 판이다. 김씨는 “부동산에서도 요즘엔 오래 걸린다는 말뿐”이라며 “매매가를 더 낮춰 불러야 하는 건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9월 이사 25년 만에 최저
7·8월 이혼 작년보다 증가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이사 가는 집이 크게 줄었다. 9·10 부동산 대책 발표까지 겹치면서 지난달엔 주민등록을 옮긴 사람 수가 25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불경기 여파로 이혼도 두 달 연속 늘었다.



 28일 통계청 국내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이동자는 50만5118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9%(7만9285명) 줄었다. 월별 이동자 수는 1987년 1월 46만8000명 이후 25년 8개월 만에 최저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9월(67만762명)과 비교해도 4분의 3 수준에 그친다.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를 나타내는 인구이동률은 1.00%로, 통계를 내기 시작한 9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학기 개학 직후인 9월이 1년 중 이사 수요가 가장 적은 달임을 감안해도 지난달은 유독 적었다.



 국내 이동자 수는 지난 3월 이후 7개월째 줄곧 감소세다. 경기 침체로 부동산 거래가 줄면서 이사도 줄어든 것이다. 지난달 취득세 인하 조치가 발표된 뒤 그나마 이뤄지던 부동산 거래마저 한동안 끊기다시피 했다. 이재원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이사가 급감한 데는) 취득세 감면 조치를 담은 9·10 대책이 9월 24일부터 시행되면서 이 기간 동안 주택 거래를 늦춘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주택 매매 거래는 전년 9월보다 44.3% 줄어든 3만9800건에 그쳤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10월 들어 취득세 감면 정책 영향으로 주택 거래량이 일시적으로 늘어나곤 있지만, 주택시장이 바닥을 벗어나는 데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역별로는 서울·부산·대구 등 전통적인 ‘인구 순유출’ 지역에서 계속 인구가 빠져나갔다. 서울의 경우 전입자 수는 10만5895명인 데 비해, 전출자는 11만4085명에 달했다. 인구 이동으로 인해 서울시 인구 8190명이 줄어든 것이다. 이에 비해 정부부처 이주가 본격화된 세종시는 전출자(1130명)의 2배가 넘는 2521명이 전입해 왔다.



 한편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이혼 건수는 1만 건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달보다 3.1% 늘어났다. 7월에 7.4%로 큰 폭 늘어난 데 이어 두 달 연속 증가했다. 이재원 통계청 과장은 “최근 이혼 사유로는 경제적인 게 가장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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