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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의 어퍼컷] 배우 송중기가 뜨는 이유

중앙일보 2012.10.29 00:43 종합 24면 지면보기
송중기가 ‘꽃미남 스타’에서 ‘배우’로 성장하고 있다. 멜로드라마 ‘착한 남자’와 판타지 영화 ‘늑대소년’으로 여성팬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양광삼 기자]
송중기(27), 요즘 이 남자가 대세다. 막장 논란까지 나오는 KBS ‘착한 남자’가 수목드라마 시청률 1위 자리를 지키는 것도, 31일 개봉하는 영화 ‘늑대소년’의 입소문이 자자한 것도, 모두 그 덕이다.


곱상한 얼굴 뒤 ‘진짜 남자’ 숨었네
‘착한 남자’‘늑대소년’ 통해 연기력·카리스마 발산
“송중기 재발견” 호평 잇따라

 데뷔 4년차. ‘성균관 스캔들’의 네 번째 꽃도령, ‘뿌리깊은 나무’의 젊은 세종 등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더니, 이제는 연기에 확실히 물이 올랐다. “더는 꽃미남 배우로만 부르지 말라”며 배우로서 자기선언을 하는 듯 하다. 곱상한 외모에 가려진 카리스마와 연기력이 주목받고 있다.



 얼핏 보기에 ‘착한 남자’와 ‘늑대 소년’은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착한 남자’는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 죽일 놈의 사랑’의 이경희 작가의 작품답게 사랑과 배신, 복수를 무겁게 오가는 멜로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살인혐의까지 뒤집어쓰지만 배신당하고, 복수를 위해 접근한 여자와 사랑에 빠지지만 또다시 위기에 처하는 등 가혹한 운명을 살아가는 마루의 이야기다. 앞날 창창한 의대생에서 전과자·호스트·사기꾼으로 추락하며 극단의 상황을 겪어내는 그의 강렬하고, 때로는 차가운 연기가 화제다.



 ‘늑대소년’은 판타지물이다. 한 미치광이 과학자 때문에 괴력의 돌연변이로 태어난 늑대소년이 외로운 시골 소녀와 나누는 사랑 얘기다. 평소 곱상한 이미지에 비추어 늑대 역할이 가능할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동물원에서 늑대의 습성을 관찰하고 마임공부까지 한 후 송중기만의 늑대소년을 빚어냈다. 얼굴에 흙탕칠을 하고, 말 한마디 없이 그르렁대며, 진짜 늑대 같은 몸동작을 선보여 ‘송중기의 재발견’이란 호평이 이어진다.



 두 작품에는 공통점도 있다. ‘착한 남자’의 원제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다. ‘늑대소년’의 메인 카피는 ‘세상에 없는 사랑’이다. 이처럼 ‘세상에 없는, 비현실적인 순수함’이 송중기가 가진 이미지의 요체란 뜻이다.



 ‘착한 남자’의 마루는 맹목적 순정의 상징이다. 자신은 만신창이가 돼도 사랑을 멈추지 못한 다. ‘늑대소년’의 철수는 떠나간 소녀를 기다린다. 할머니가 된 소녀가 어린 시절 옛집을 찾아오는 데서 시작한 영화는,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결말에서 두 사람의 재회를 보여준다. 할머니가 된 소녀가 소년을 껴안으며 눈물 흘리는 대목은 청춘을 흘려 보낸 여인들의 가슴속에 남아있는 사랑의 원형질을 보여준다.



 ‘성균관 스캔들’에서 바람둥이 꽃도령을 절묘하게 연기했던 것처럼, 우유 CF에 잘 어울리는 뽀송뽀송한 외모 뒤에 남성미가 숨어있다는 것도 그가 가진 매력의 한 요소다. ‘늑대소년’의 조성희 감독은 “송중기에게는 소년에서 남자로 성장해가는 경계의 이미지가 있다. 꽃미남 외모 안에서 야성미를 잘 끄집어내줘, 늑대소년 역할에 잘 어울렸다”고 평했다.



 송중기는 언론 인터뷰에서 연기가 성장했다는 질문에 “성장은 올라가는 느낌이 있다. 올라가면 언젠가 내려와야 한다. 차라리 연기폭이 넓어졌다는 표현이 좋다”라고 대답했다. “좋은 배우 이전에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도 했다.



 소년의 순수함을 간직한, 그러나 아이아닌 남자인, 세상에 없는 연인. 그 판타지를 자극하는 것이 송중기가 요즘 여성 시청자들에게 완전 대세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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