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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 봤습니다] ‘윈도8’

중앙일보 2012.10.29 00:33 경제 7면 지면보기
마이크로소프트의 새 운영체제(OS) 윈도8이 적용된 LG 탭북(왼쪽)과 삼성 스마트 PC(오른쪽). 윈도8은 초기 화면에 다양한 모양의 사각형이 결합된 형태의 아이콘이 나타나고 손가락으로 각 사각형을 터치해 작동할 수 있다. [강정현 기자]


노트북 전원 버튼을 누르자 10여 초 만에 파랑·노랑 도형이 화면 가득 뜬다. 기하학적으로 결합된 직사각형·정사각형들이 네덜란드 추상화가 피터르 몬드리안(1872~1944)의 작품을 연상시킨다. 그중 ‘여행’이라고 쓰인 네모칸을 손끝으로 터치하자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검색 엔진 ‘빙(Bing)’을 통해 얻어진 항공권·날씨, 세계 주요 여행지 정보가 줄줄이 뜬다.

클릭 대신 ‘터치’ … 손 끝으로 인터넷창 마음대로 조절



 MS가 26일(현지시간) 전 세계에 동시 출시한 새 운영체제(OS) 윈도8은 한마디로 ‘스마트폰 UI(이용 환경)의 PC화’다. 손끝으로 모니터를 터치해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는 UI가 그대로 적용됐다.



 모니터에 사진을 띄워놓고 두 손가락으로 위·아래로 벌려 봤다. 손의 움직임에 따라 사진이 확대됐다 줄어든다. 인터넷 창의 확대·축소도 같은 방식으로 손쉽게 조절할 수 있다. 스크롤바를 찾지 않고도 화면을 위로 올리거나 아래로 내리는 것만으로도 인터넷 창이 위·아래로 움직였다.



 터치 기반의 운영체제로 바뀌면서 윈도8은 구성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전까지의 버전에서는 ‘시작→ 제어판→ 설정’ 순서로 클릭해 들어가야 내 컴퓨터의 데이터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윈도8에서는 몇 번의 화면 터치만으로 데이터 확인과 설정 변경이 가능했다. 특히 화면 오른쪽 끝에 제공되는 ‘참바(Charm bar)’ 기능은 유용했다. 참바는 화면 오른쪽 끝을 안쪽으로 드래그하면 막대 형식으로 나타난다. 여기에는 공유·검색·시작·장치·설정 기능이 모아져 있다. 손가락으로 이 메뉴바를 드래그하면 가장 최근에 실행됐던 앱을 확인할 수 있고, 아래쪽 가장자리에서 위로 드래그하면 현재 실행 중인 앱의 옵션도 볼 수 있다.



 스마트폰의 초기 화면을 취향대로 꾸밀 수 있듯 윈도8으로는 노트북의 초기 화면도 개성 있게 연출할 수 있다. 시작 화면에 뜨는 각 도형의 크기와 색상, 위치를 마음대로 변경할 수 있다. 날씨나 일정, SNS, 뉴스는 업데이트될 때마다 내용을 알려준다.



 새로운 UI가 어색한 사용자를 위해 MS는 기존 데스크톱 버전처럼 화면 좌측에 세로로 아이콘을 하나씩 배치하는 기능도 포함시켰다. 윈도8 시작 첫 화면에서 ‘데스크톱’ 타일을 클릭하면 기존 방식의 윈도가 실행되고, 홈버튼이나 키보드의 ‘윈도’ 버튼을 누르면 윈도8으로 복귀할 수 있다.



  윈도8에서 처음 선보인 ‘클라우드’ 기능도 활용도가 높았다. 클라우드 서비스 ‘스카이드라이브’가 기본으로 내장돼 문서·사진·동영상을 최대 5개 기기에서 공유할 수 있다. 사진은 보기 단계에서 포토샵 효과를 내거나 페이스북, 플리커 등과 곧장 공유가 가능했다. 사진으로 암호를 만드는 기능도 처음 선보였다. 원하는 사진에 고유의 제스처를 이용해 로그인 암호를 만드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가족사진을 선택해 놓고 동생 얼굴에 동그라미를 한 뒤 저장해 두면 잠금 화면에서 동생 얼굴을 동그라미해야만 로그인이 가능하다. MS 측은 “사진 암호는 숫자와 글자의 조합으로 만든 현재의 비밀번호 방식보다 해킹 위험이 훨씬 적어 PC의 보안 기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아쉬운 점은 윈도8의 장점인 새 기능들이 모두 터치를 기반으로 했다는 점이다. 터치 기능이 없는 기존 PC 사용자들이 업그레이드만으로 윈도8의 성능을 즐기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MS에서는 내년 1월까지 윈도7 정품이 설치된 PC 구매자는 1만6300원에 버전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지만 이를 위해선 터치 기반의 컴퓨터를 구입해야만 한다. PC 기반 마켓이 활성화되지 않아 게임·음악·영화 앱의 콘텐트가 부족한 것도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이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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