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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만들기 나누기] 야근 없고 주택자금 주고…숨은 알짜 중소기업 많다

중앙일보 2012.10.29 00:12 경제 1면 지면보기
아남전자에 취업한 한국산업기술대학 출신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이들은 “회사 간판보다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유망 중소기업에 취업했다”고 입을 모았다. [안산=김성룡 기자]
“회사 간판보다 정말 잘할 수 있는 일, 내가 하고 싶은 일자리에 미래를 걸었습니다.”


서원테크 올해 96명 채용
복지 늘렸더니 이직률 줄어
산업기술대, 중기 맞춤 교육
취업률 90% … 연봉도 높아

 올해 6월 안산 반월공단에 있는 중소기업 아남전자에 연구개발직으로 취업한 최승현(24)씨. 그는 4년제 한국산업기술대학(산기대)을 졸업한 뒤 대기업 취업을 고집하는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중소기업에서 일자리를 찾았다. 아남전자에서 오디오·비디오 회로설계 연구개발을 하는 최씨의 초임 연봉은 2750만원. 대기업의 초임 연봉 3000만원 안팎과 큰 차이가 없다.



최씨는 “물론 대기업에 가고 싶었지만 능력이 모자랐다”며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아남전자의 김대현 총무팀장은 “산기대생들은 실무능력을 갖춰 별도의 교육훈련 없이 현장에 곧장 투입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만족스러워했다.



 산기대생들은 반월·시화공단 내 유망 중소기업 5000여 개와 가족회사 계약을 맺고 재학생과 교수가 업체 직원과 어울려 산학협동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또 1000여 개의 유망 벤처를 골라 대학 내에 사무실을 내주고 재학생이 업체 직원들과 어울려 기술개발에 매달린다.



오재곤 입학홍보처장은 “4년 내내 중소기업이 필요한 기술을 학습하니 별다른 거부감 없이 중소기업에 취업한다”며 “특히 평소 유망한 중소기업을 골라놨다가 거기에 맞는 역량을 갖추니 높은 몸값을 받으며 취업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산기대는 졸업생 취업률이 90%를 웃돌며 전국 대학 중 취업률 1위 대학으로 소문나면서 해마다 입학 경쟁률도 치솟고 있다.



 청년 구직자들이 중소기업에 오도록 하려면 중소기업도 변해야 한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반도체 부품회사 서원테크는 올해만 고졸과 대졸자를 합쳐 96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중기 취업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가 대기업보다 낮은 복지수준 때문인데, 서원테크는 이 같은 구직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2년 전부터 대대적인 복지 강화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이정용 총무부장은 “대기업보다는 못하지만 우리 수준에 맞춰 주택자금·의료비·학자금을 지원한다. 또 부족한 부분은 출산이나 경조사를 챙기며 직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요즘 젊은이들은 주말근무나 야근을 싫어한다”며 “조직문화를 개편해 불필요한 야근이나 주말근무를 대폭 줄였더니 이직률이 적고 신규채용 때 우수 인력도 몰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연구원 백필규 연구위원은 “중소기업 중에도 옥석을 가리면 유망하고 발전 가능성이 높은 좋은 일자리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며 “중소기업도 청년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조직문화를 개선하고 복지수준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최지영·장정훈·김호정·채승기·조혜경 기자



한국산업기술대학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고급 기술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1998년 지식경제부가 경기도 반월·시화공단에 설립했다. 국가산업단지 안에 대학 전체가 위치한 유일한 경우로, 졸업생들은 대부분 공단 내 중소기업 중 유망한 곳에 취업한다. 2년 또는 3년제로 직업교육을 시켜주는 국책 특수대학인 폴리텍대학이 근로자 재교육을 주로 표방하는 데 비해 산기대는 고졸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올해 3월 4년제 일반대로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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