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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구두 벗더니…돌연 튀는 행보

중앙일보 2012.10.26 01:54 종합 4면 지면보기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2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청년본부 출범식에서 빨간 운동화를 선물 받고 신어보고 있다. [김경빈 기자]


날개 달린 빨간 운동화, 즉석 발언, 야간의 당사 방문, GH(근혜의 약자) 호칭.

박 “열나게 다니자, GH로 불러달라”
유권자 접촉 늘려 과거사 벗어나기
오늘 10·26 추도식서 메시지 낼 듯
부마항쟁 재단 설립 특별법도 검토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25일 과거와는 달라진, ‘튀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날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 청년본부 출범식에 참석해 “제 마음속에는 오직 한 가지, 인생을 마치기 전에 이런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것이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죽을 때 저는 눈을 감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저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박 후보는 5·16, 인혁당 사건, 정수장학회 등 과거사 문제로 코너에 몰린 상태다.



 아직 정수장학회 문제를 마무리 짓지 못한 상황도 그렇고, 평소 이런 말을 할 때는 결연한 표정을 짓던 박 후보지만 이날만큼은 확 달랐다. 150여 명의 청년당원 앞에서 높은 톤의 목소리로 “우리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하면 된다고 ‘열나게’ 돌아다니자”고 했다. 행사 도중 갈색 구두를 벗고 최근 영입한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이 신고 다녀 당 안팎에서 화제가 된 빨간 운동화로 갈아 신었다. 그러곤 “우리 한번 뛰어보자. 나중에 운동화 (밑바닥이) 몇 ㎝나 닳았나 검사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자신과 같은 빨간 운동화를 신은 청년당원 3명의 운동화 끈을 직접 묶어줬다.



 박 후보의 행동과 발언은 즉흥적이었던 것이라고 한다. 당초 식순은 운동화 증정식으로 끝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장에서 운동화를 갈아 신거나 ‘열나게’와 같은 젊은 층이 사용하는 표현을 써가며 청년당원을 독려한 것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한나라당 대표 시절부터 후보를 봐 왔는데 저런 모습은 처음 본다”고 했다. 박 후보는 이어 경기도 분당의 카카오톡 본사를 방문, 20대 직원 12명과 점심 식사를 하며 “카카오톡에 오면 ‘카카오 스타일’로 해야 하지 않나. 내 이름을 줄이면 GH(근혜)다. 어떤 사람이 GH를 ‘그레이트 하모니(Great Harmony)’로 붙여줬다. 여기 왔으니 하모니로 불러주시면 어떨까”라고 해 박수를 받았다.



 박 후보는 이날 밤엔 도넛을 박스째로 들고 당사를 방문했다.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이 캠프 좌장으로 돌아온 이후 열흘 넘게 야근하며 대선을 준비하는 당직자들을 격려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2시간 가까이 당사를 돌고 도넛을 건네며 “선거운동을 신나게 해야 한다. 일희일비하고, 힘들다고 하면 기운이 빠진다. 어렵든, 잘되는 상황이든, 신나게 일하자”고 말했다.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33주기 추도식이 열리는 26일을 하루 앞둔 박 후보의 이런 모습을 측근들은 그간의 과거사 논란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10월 17일(유신 선포일)부터 26일까지는 과거사 기간”이라며 “이제 과거사 문제에 붙들리지 않겠다는 게 박 후보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26일 추도식 현장에선 과거사에 관한 임팩트가 강한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100% 대한민국대통합위’(위원장 한광옥) 관계자는 정수장학회 문제와 관련해 “통합위가 고(故) 김지태씨 유가족과 접촉하며 해결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합위는 1979년 부마항쟁(부산·마산 지역의 반유신시위)과 관련해 당이 추진하고 있는 ‘부마 민주주의재단 설립 특별법안’을 박 후보가 대표발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박 후보에게는 ‘아버지 콤플렉스’가 크다”며 “콤플렉스의 늪 속에 있다가 최근 위기를 맞아 콤플렉스를 벗어나려고 시도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다.



허진·손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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