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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기술과 인문, 융합의 길 여는 ‘지식 콘서트’

중앙일보 2012.10.26 00:53 경제 10면 지면보기
여인국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기술전략단장
요즘 언론이나 모임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콘서트다. 지난 4일 시청 앞 광장에 8만 명을 모았던 싸이의 콘서트부터 경제학 콘서트, 나눔 콘서트에 이르기까지 기존 음악회와 연주회 범주를 벗어난 지 오래다. 더 나아가 전문적 지식을 소개하는 세미나, 포럼까지도 콘서트라는 이름을 붙여 개최되고 있다. ‘18분의 기적’으로 불리며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테드(TED), 세상 사는 이야기를 포럼 형식으로 소개하는 강연회, 그리고 이와 유사한 TV 프로그램까지 등장하는 걸 보면 가히 ‘지식 콘서트’의 전성시대라 하겠다.



 그러면 왜 사람들은 이처럼 콘서트에 열광하는 것인가. 이는 아무리 딱딱한 주제라도 재미가 더해지면 함께 어울리고 소통하는 공감의 장, 즉 지식의 콘서트로 탈바꿈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방적인 전달이 아니라 청자와 화자 간의 직접 소통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참여도와 몰입도가 여타 행사들과 비교할 수 없다. 수식과 공식으로 점철된 물리나 수학에 재미와 이야기가 더해져 ‘수식 없는 물리’나 ‘스토리텔링 수학’이 나온 것처럼 일방적 지식전달의 강연이 대중과 함께하는 소통의 지식콘서트로 다시 태어났다.



 이러한 콘서트의 바람은 비단 대중 분야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다. 콘서트와 전혀 관계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산업기술에서도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다양한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한국형 TED로 불리며 2009년 시작된 신개념 지식콘서트 ‘테크플러스 포럼’이다.



 테크플러스 포럼은 산업기술과 관련된 다양한 융합지식이 강연·공연·시연과 함께 펼쳐지는 국내 최초·최대의 지식콘서트다. 이 자리에선 기술·경제·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들이 자신만의 통찰과 성공 스토리를 20분 강연을 통해 대중과 소통한다. 유쾌하고 재기 발랄한 한편의 콘서트를 통해 어렵기만 한 ‘기술’과 ‘융합’의 개념을 쉽고 즐겁게, 그리고 유익하게 풀어내고 있다. 올해는 11월 7일과 8일 서울 올림픽공원 내 SK올림픽핸드볼 경기장에서 열린다.



 지금까지 네 차례의 테크플러스 포럼을 맞이하면서 산업기술 혁신을 촉진하는 기관의 일원으로 한 가지 바람이 있다. 도서관과 연구실에 갇혀 세상의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많은 대학생·연구원·직장인들이 테크플러스 포럼을 통해 세계적인 기술의 변화와 산업정책의 흐름을 느껴 봤으면 하는 것이다. 더불어 미래 한국 산업기술을 이끌어 나갈 동량들이 포럼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고 꿈을 키우는 자리가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저급한 예술가는 베끼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는 피카소의 명언이 있다. 깊어가는 가을, 기술과 인문의 따뜻한 융합을 제시하는 한 편의 지식콘서트를 통해 우리 시대 롤 모델들의 성공 스토리를 훔쳐보는 것은 어떨까. 무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인간을 보다 행복하게 하는 기술을 꿈꿔보길 기원한다.



여인국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기술전략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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