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기도, 농어업박물관 유치 팔 걷었다

중앙일보 2012.10.24 00:51 종합 18면 지면보기
10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수원 농촌진흥청 터에 국립농어업박물관을 유치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수원 권선구 서둔동)은 공공기관 지역 이전 계획에 따라 내년에 전남 나주로 옮겨가게 된다.


내년 나주 이전 농촌진흥청 부지에
국비 4000억 투입하는 체험 박물관
이달 중 농식품부에 건의서 제출
경북 상주, 전북 새만금과 3파전

 이진찬 경기도 농정국장은 23일 브리핑을 열고 “이달 중으로 농림부에 국립농어업박물관 유치 건의서를 제출하고 지역 정치계와 농업계·소비자단체 등과 유치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유치 활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립농어업박물관은 지난 8월부터 농식품부가 용역을 진행 중인 사업이다. 농수산물·가축·한식·식품·농기구·농기계·농경문화·역사인물·외국의 농어업 등을 주제로 한 자료를 전시하는 체험형 박물관으로 운영된다. 건설비용 4000억원은 모두 국비로 지원된다. 현재 경북 상주와 전북 새만금 등이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경기도는 농촌진흥청 본청과 농업과학원·농민회관 등을 제외한 30만㎡의 부지에 이 박물관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세계문화유산인 화성(華城)과 용인 에버랜드, 한국민속촌, 비무장지대(DMZ) 등과 연계한 테마 관광코스도 개발할 예정이다.



 경기도가 국립농어업박물관 유치에 뛰어든 것은 농촌진흥청의 부지활용 문제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은 대한제국 시절이던 1906년 일본이 농업 근대화 정책을 펼치겠다며 설치한 ‘권업모범장’이 그 모태다. 한·일 강제병합 이후에는 조선총독부 산하의 식민지 농정을 담당하는 기구로 전락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 농업 기술을 연구하는 본산으로 자리 잡아 왔다.



 수원은 그간 농촌진흥청과 서울대 농생명과학대에 힘입어 ‘한국 농업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농촌진흥청 인근의 서울대 농생명과학대는 2003년 12월 서울의 관악캠퍼스로 옮겨갔다. 농촌진흥청도 내년까지 전남 나주에 건설 중인 광주·전남 혁신도시로 이전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들 부지 규모가 워낙 크고 가격이 비싸 처분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농촌진흥청 부지의 경우 전체 부지 35만6000㎡ 중 5만7000㎡를 매각하기로 하고 2010년 8월부터 입찰에 들어갔지만 네 차례나 유찰됐다. 지난달 5차 입찰을 통해서야 중앙선관위 연수원 부지로 매각됐다.



 공공기관 부지는 일반 경매와 달리 유찰돼도 가격이 내려가지 않아 매각이 쉽지 않다. 경기도는 매각이 지연되는 상태에서 농촌진흥청이 떠나고 텅 빈 건물만 남게 될 경우 주변 지역이 공동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경기도는 박물관 유치를 위해 농촌진흥청 자리의 역사적 의미와 편리한 접근성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킬 계획이다. 인천·김포국제공항 및 인천·평택항 등과 가까운 데다 경부·영동·서해안고속도로가 교차하는 교통요충지라는 것이다.



 이 국장은 “농진청이 있는 서둔동 일대는 정조대왕이 화성을 축성하면서 둔전(屯田)과 서호(西湖)의 축만제(祝萬堤)를 만든 곳”이라며 “대한민국 농업과학의 발상지에 국립농어업박물관을 반드시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내년 3월까지 예비타당성 조사를 마친 뒤 국립농어업박물관 설립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최모란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